어느날 다롱이에게 다른 예쁜 강아지들처럼
머리묶기를 해줬습니다
바람직한 예
하지만 녀석은 가려운지 마구마구 긁더니..
물마시고 오니
머리끈 실종
녀석은 절 노려봤습니다
두번 다시 하지마라
그렇구나.. 하고 전 포기했는데
어머니가 또다시 묶었더군요
왠지 묶은 사진이 없네요
여튼 다음날
또 머리띠 실종
하지말라고...
ㅎㅎ 등빨보세요
무슨 중형견 같습니다 왤케 길어?
뭘 찍냐?
도촬 걸렸네요
멍청함이 매력적인 다롱이
순진무구한 똥개
그런데
어느날 산책하던 날이었습니다
얘가 조금만 가면 멈추고 조금만 가면 멈춰앉고
도통 움직일 생각을 안하더군요
전 약간 심술이 나서
그대로 다롱이를 놔두고 멀리 모퉁이로 갔습니다
'니가 안오면 나 가버린다~' 하고..
숨어서 지켜보았죠
10분.. 20분.. 30분..
그 자리에 멍하니 앉아서 여기보고 저기보고
여전히 움직일 생각을 안했습니다
그냥 절 찾는듯 했죠
결국 전 녀석의 게으름을 인정하고
한숨쉬며 데리고 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과자를 줬는데.. 자기 발치에 놔뒀는데도
애가 엉뚱한 데를 찾더군요
그러고 보니 요새 자주 물건에도 박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눈앞에서 손을 왔다 갔다 해봤습니다
반응은 있는데 명확하진 않았습니다
결국 병원에 갔습니다
녹내장으로 시력을 거의 잃었다고 하더군요
그때서야 그 날 멍하니 앉아서 주인 찾던 애가
사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움직이질 못했던 거라는 걸 알았습니다
집에선 잘 움직여서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녀석이 눈이 안보인다는 걸..
그날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눈이 안보인다는게 어떤 느낌일지
그걸 얘는 어떻게 생각하며 지내왔을지
평소랑 다름없이 밥 먹을때 쫄래쫄래 나오고
책상에 있을땐 발밑에서 만져달라고하고
잘땐 같이 잤는데
아무런 내색도 안하고..
정말 불가사의한 존재죠
그렇게 이해하기 힘든 귀여운 생명체가
저랑 같이 지내왔습니다
그대로 더 안아팠으면 좋겠는데
녹내장 눈이 좀 많이 부었네요
그래서 내일은 같이 병원에 갑니다
의사선생님이 상태를 확인하고
안약이나 주사 그리고 최악엔 안구수술을 하게됐네요
그냥 안약이나 주사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겁도 많은 녀석인데..
힘내렴 요번으로 아픈거 끝내자
20살은 넘게 살아서 별탱이 기록갱신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