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칭구들과 난 조용하지만 별로 조용하지도
않은듯 한 애들이었다
그리고 가난했기에 별 시덥잖은 놀이를 했다
물 1.5리터 릴레이 원샷이라거나
셋이서 라면 10개를 끓여서 괴로워하며 먹거나
맥주랑 안주가 필요한데
인원이 5명이라 떡뽁이는 1인분만 가능했다
하지만 젓가락을 나눠쓰자는 인심따윈 없는 애들이었다
그래서 가위바위보에 단 일격에 패한 내가 가서
떡뽁이 1인분과..
'아주머니.. 젓가락은 5개주세요'
라는 비참한 젓가락 딜을 한다거나 하는 요상한 나날이었다
(아주머니는 떡복이 두개를 더 얹어주셨다)
어느날은 애가 총천연색 머리칼을 하고 왔다
그 쇼킹함에 나도 열심히 탈색을 했고
나날이 머리질은 나뻐졌다
아침에 머리를 감으면 그날은 원시인 한명 출현하는 날이었고
급기야 머리카락이 부서져나갔다;;;
맥주로 감는게 아니였는데..
패션에 일가견은 커녕 사가견도 없어서
어느날은 애들이 매우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난 훗날에야 내가 그 그물처럼 구멍숭숭뚫린 옷아래
아무것도 안입어서 찌찌 노출하고 다녔다는 것을 알았다
(뭐.. 남자긴하지만 그래도...)
이런건데.. 구멍이 두배정도 컸다
패션하나는 제대로 찐따라 감히 나보다 더 이상한 놈들도
날 불쌍하게 보았다.
더 심각한 것은 난 그런줄도 몰랐다는 거다
여하튼 그러던 어느날
우린 또 변태 같은 짓을 했다
그것은 정말로 무섭고도 나쁜 일이었다
우린 로또를 했다
하지만 돈이 없으니까
종이 로또를 했다
우린 그것을 팬텀로또라고 불렀다
'야이 등신아 70이 어딨냐 이 촌놈아'
내가 고안한 놀이였지만 녀석들은 개의치 않고
나를 매도했다
난 속으로 놈들을 저주했다
'1등이나 당첨돼버려라! 드런놈들'
어디 돼지소굴 같은 친구 자취방에 모여 우리는
매주 긴장하며 방송을 보았다
자칫하여 숫자가 2개 연속 맞거나하면
손이 덜덜 떨려왔다
이 유령같은 공포를 지닌 무서운 놀이는 정말 스릴만점이었다
어느새 수학수업에는 들어가지만 비닐랩핑만 하면
신품 같은 수학책까지 꺼내든 녀석도 있었다
녀석은 공식을 고안했다
'최대한 당첨 안되는 공식'
물론 우린 재수 옴붙은 놈들이니까
그딴 공식없어도 평소대로
순조롭게 모조리 꽝의 역사를
써나갔다..
그러던 어느날..
무서운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미리 스포하자면 4등이니 거대한 기대를 갖진 말기바란다
하지만 녀석의 문제는
우리들의 떡뽁이에 납품해야할 돈을 횡령해서
실물로또를 샀다는 것이다
그것까진 용서해줄 수 있지만
그걸 잃어버렸다
그리고 그 로또번호는 그가 팬텀로또에 쓴 그 번호였고
그날
.
너무나 괴로워하는 그를 보고 우리는 모두
숙연하게 웃었다
3등이상이었으면 더 웃겼을텐데...
그날을 생각하면 그런 아쉬움이 약간 든다
젊은 날은 참 좋은거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