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하는 대외적 행동의 기저에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계산들 중 일부분만이 실제로 실현되고, 그중에서 일부만이 성공하기 때문에 외부자의 시선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행동들이 더러 보인다.
예컨대, 구글의 크롬OS 레퍼런스 라인인 픽셀 라인의 고사양이 그렇다. 애초에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크롬북이 단순한 소비성 저사양 PC가 아니라 또 하나의 생태계의 PC라는 인식시키기 위해서 손해 볼 것을 알고 출시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는 구글이 애초부터 크롬OS를 스쿨북 수준으로 머무르게 기획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고사양 크롬북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IT 생태계의 컨텐츠 공급자인 개발자들에게 경험시킨다는 것은, 그 고사양을 필요로 하는 컨텐츠를 만들어보라는 의도가 배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안드로이드 OS라는 걸출한 모바일OS를 보유하고 있는 지금 같은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MS가 PC OS를 바탕으로 모바일OS를 장악하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했다고 해서, 구글이 모바일 OS를 바탕으로 PC OS 시장에 도전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시점에서 크롬북 라인의 실질적인 레퍼런스 기종으로 활약하고 있는 삼성의 크롬북 라인의 신형 제품이 M7 프로세서와 16GB 램이라는 크롬OS라는 기존 생태계만 고려했을 때 지나치게 오버 스펙에 가까운 사양을 탑재하고 출시될 예정이라는 관련 기사들이 구글의 이런 전략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주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