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짜리 경매비법2 - 제이원]
[부동산 경매에 대한 이야기]
부동산 분야에 관심은 있지만 공부해 볼 엄두가 안나서 따로 공부를 하지는 못했었는데, 즐겨 찾는 핑크팬더님의 블로그에서 부동산경매 서적으로 추천하셨길래 사두었다가 읽어보았습니다. 부동산경매 관련 서적은 처음이라 낯선 개념이 종종 등장했습니다. 다만, '낯선' 개념인 것이지 '어려운' 개념은 아니라서 읽는데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책 자체는 어려운 편이 아니라서 읽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마인드 셋팅을 위한 서론 부분에서 가치관과 부딪히는 부분이 좀 있어서 중간중간 멈칫하긴 했습니다.
우선 처음 부딪히는 부분은 p166의 '전세율'이라는 지표를 설명하는 와중에 있었던 안전마진에 대한 저자 분의 견해였습니다. 저자 분은
- "주식시장에서는 매우 오래전부터 이러한 원가를 적용하는 방법으로 '안전마진'이라는 개념까지 만들었으나, 주식의 태생적인 특성상 투자의 가치만을 지니고 있기에 안전마진 역시 무의미하다고 결론이 난지 오래다. 과거에 안전마진을 주장한 워런버핏조차도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기법을 계승 받아 안전마진이 높다고 평가했던 '버크셔'란 섬유 회사와 '해서웨이'라는 섬유회사에 투자했지만, 결국 스스로 실패를 인정하고 두 회사를 합병하여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투자회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1) 안전마진이라는 개념이 '무의미하다고 결론이 난지 오래다' 라는 설명에 우선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안전마진'이 '무의미'하다니요. 여전히 워런버핏은 경제적 해자와 함께 안전마진이라는 개념의 중요성을 주창하고 있으며, 워런버핏 외에도 투자 구루들 대부분이 저서에서 '안전마진'이라는 개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워런버핏조차도 스승인... 스스로 실패를 인정하고 두 회사를 합병하여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투자회사가 탄생하게 된 것' 이라는 부분은 팩트가 틀렸습니다. '버크셔'라는 회사와 '해서웨이'라는 회사가 합병한 것은 1955년 입니다. 1955년에 워런 버핏은 자신의 파트너십을 만들지도 못한 상태였습니다. 워런 버핏이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을 사기 시작한 시기는 1962년 입니다. 즉, 워런 버핏이 밸류트랩에 빠져서 버크셔해서웨이 투자에서 초기에 실패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두 회사가 합병되어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회사가 탄생한 것은 1955년으로 워런 버핏과는 무관합니다. (출처: wikipedia)
주식의 태생적인 특성상 '투자의 가치'만 지니고 있다는 부분도 조금 고개를 갸웃하게 합니다. 저자 분은 저서에서 부동산은 사용가치와 투자가치가 존재하고, 주식은 투자가치만 존재한다라고 설명합니다. 전반적인 맥락은 동의합니다. 주식은 '현물'이라는게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다만, 투자가치라는 것에 대해서 오직 '거래 수단'이라는 의미라면 그건 동의 하기가 어렵습니다. 주식은 기본적으로 '기업이 발생시키는 현금흐름에 대한 청구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많은 대가들이 주식을 기업 그자체라고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반대하는 부분은 실전 경매 부분에서 2장 "내집 마련을 먼저 하지 말라" 는 부분입니다. 저자 분이 말하고 싶은 말은 이해했고, 그 논리에도 동의합니다. 요점은 내집 마련을 하고 투자해서 성공을 한 것이 아니라 투자에 성공을 했기 때문에 내집 마련을 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동의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내집 마련을 하지 말라"는 것은 좀 다른 관점에서 반대합니다. 사람은 집이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즉 집이라는 재화는 매우 강력한 필수재입니다. 모든 인간은 반드시 집이라는 재화를 소비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집을 보유하지 않는 것'은 '집'이라는 자산에 대해서 뉴트럴한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숏 포지션을 취한 것이 됩니다. 즉, '집'이라는 자산에 대해서 숏 관점을 갖고 있다면 모를까 뉴트럴하거나 롱 관점을 갖고 있다면 내 집 마련은 하고 투자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쉬웠던 부분은 여기까지 입니다. 그럼 이제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만큼 인상적이었던 부분도 많았습니다.
'전업투자자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요즘 들어서 읽는 책들이 공통적으로 '전업 투자'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생각하라는 내용을 많이 남고 있었습니다. 다만, 다른 책들은 섵부른 전업투자가 위험하다는 것에 대해서 두루뭉실하게 이야기하는 편 이었습니다. 그런데 <10억짜리 경매비법2>라는 책의 경우에는 제이원이라는 저자 분의 날카로운 어조와 함께 아주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어서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인 '투자'에 있어서, 고정적인 지출과 비연속적인 수입의 조합은 투자자의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업 투자는 최소 3년 정도는 아무 소득이 없어도 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충분한 생활비 충당금을 쌓아두거나, 자산 규모가 상당히 커져서 배당액이나 월세 수입만으로 충분히 생활이 가능할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전업 투자자의 자격을 갖춘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전세율'이라는 개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주식보다 부동산을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친절하게 '수치'가 주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좋은 교통'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감은 오지만, 구체적으로 숫자로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좋은 학군'이라는 것도 어떤 곳이 대충 좋은 학군인지 '느낌'은 오지만, '얼마만큼' 좋은 학군이면 가치가 '얼마만큼' 높은지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막막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접한 '전세율'이라는 지표는 부동산이라는 자산의 가치를 추정함에 있어서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권리분석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부동산 경매에 문외한 저도 '권리 분석'이라는 용어는 종종 접해본 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권리 분석을 잘못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등의 이야기 입니다. 그런데 저자 분은 핵심적인 사항하는데 집중하고, 전문가도 책을 찾아봐야 할만한 세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맥락의 말을 합니다. 읽으면서, 버핏 옹의 "Too hard box"가 생각났습니다. 확실하게 이해 할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그냥 포기하고, 다른 기회를 찾아보라는 버핏 옹의 접근법과 저자의 권리 분석에 대한 접근 방법이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자 분의 논리를 차분히 읽다보니, 권리 분석에서 너무 힘을 뺄 필요가 없다는 저자 분의 관점에 크게 동감했습니다. 권리 분석이라는 과정 자체가 '폭탄 피하기'의 일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폭탄을 피하는 것이 투자 성공의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충분 조건은 아니기 때문에 지나치게 권리 분석에 집착하는 것이 나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탄 피하기'는 매우 중요한 일 입니다. 그래서 저자 분은 '말소기준권리',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등 핵심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주요 개념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이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KB국민은행 시세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 경락잔금대출에 대한 설명, 명도 전략, 인테리어에 대한 저자의 노하우 등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팁과 노하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부분이 매우 유익했습니다. 특히 저처럼 부동산 경매에 대해서 무지한 초심자의 경우에는 친절히 하나하나 설명하는 책의 구성이 반가웠습니다. 견해가 부딪히는 부분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실무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유익한 책이어서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