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남의 EPL VIEW] 2019.01.14 월요일
“우리에게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가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토트넘 핫스퍼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한 말이다.
승리는 골잡이가 가져다주지만 그걸 지키는 건 골키퍼다. 폴 포그바의 환상적인 패스와 마커스 래시포드의 마무리는, 이후 11차례나 슈퍼 세이브를 선보인 다비드 데 헤아의 ‘미친 활약’에 가려졌다.
솔직히 토트넘이 이겨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경기였다. 냉정히 볼 때 토트넘이 맨유보다 좋은 팀이었다. 근소했지만, 경기를 지배했고 더 많은 찬스를 잡았다. 다만, 데 헤아가 그 모든 우위를 무용지물로 만들었을 뿐이다.
해리 케인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1:1 찬스를 놓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케인의 슈팅은 데 헤아 골키퍼가 서 있는 방향으로만 향했고, 어김없이 튕겨 나왔다. 델레 알리의 헤딩은 믿기 힘든 다이빙에 걸렸고 손흥민의 슈팅은 약하게 정면으로 향했다.
데 헤아를 인정하기 싫은 일부 팬들은 토트넘의 슈팅이 데 헤아의 정면으로 향해서 막은 것일 뿐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한두 번 그랬다면 고개가 끄덕여지겠지만, 데 헤아는 무려 11차례나 토트넘의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냈다.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실제로 맨유 출신으로 지금은 왓포드에서 뛰고 있는 골키퍼 벤 포스터는 그런 지적에 대해 “데 헤아가 공이 어디로 올지 정확한 타이밍을 미리 잡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물론 정작 데 헤아 본인은 어떤 선방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모든 선방이 다 기쁠 뿐이다”라며 웃어넘겼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은퇴 후 데 헤아는 지금처럼 엄청난 선방을 펼치고도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지 못했다. 하지만 솔샤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과거 끈끈했던 ‘위닝 멘탈리티’가 살아난 느낌이다.
데 헤아도 확실히 맨유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팀이 공을 어떻게 소유할지, 어떻게 득점 기회를 만들지 알게 됐다. 다시 강팀이 된 느낌이다. 이게 바로 맨유다”라고 기뻐했다.
글 - 안경남 (마이데일리 축구기자)
사진 - 1월 14일자 메트로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