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못다한 이야기 #2✈️
<타지에 사는, 살았던, 또는 그곳을 여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는 항상 낭만적이고 멋져 보이지만, 실제로 겪어보면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부분을 많이 발견하게 되죠. 그럴 땐 참 당황스럽고, 실망스럽고, 괴롭고, 때로는 나의 가치관이 산산조각나는 경험도 하게 돼요. 하지만 내 감정은 미친듯이 요동치고 있어도 결국 SNS에는 예쁜 사진만 골라서 올리곤 하죠. 마치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내 여행은, 이곳에서의 내 삶은 아름답기만 한 것 처럼.
모든 괴로운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된다는 게 맞는 말이지만, 그 순간의 답답하고 괴로운 감정이 바로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언제나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지만 왠지 여행에서만큼은 불평불만을 하면 안될 것 같은 기분.
내 시간, 내 돈, 내 기회를 이렇게 쏟아부었는데 이 경험이 정말 끔찍했다고 말하긴 왠지 자존심 상하잖아요.
그런데 왜 끔찍했다고 말하면 안되는 걸까요? '여행'이라는 건 내가 알지 못하던 수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몸으로 부딪히고 오는 건데, 그 경험이 항상 좋지만은 않은 게 당연한 거잖아요. 당연히 제대로 해내는 일들보다는 실수가 많을거고, 또 내 잘못이 아니더라도 일어나는 불행들이 많죠. 그 경험을 나누는 게 우리는 왜 두려울까요. 왜 우리는 그 힘듦을 받아들여주지 못할까요.
이번에 제가 스웨덴으로 떠난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타지 생활에서의 괴로움을 누구에게도 제대로 말하지 못해 곪아가는 친구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에요. 당연히 큰 도움은 되지 못하겠지만, 가장 외로울 때에는 누군가 옆에 붙어서 재잘거리는 것 만으로도 힘이 될테니까요. 이제는 꼭 바로 옆에 있어주진 못하더라도, 언제든 그 친구가 필요할 때 붙잡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고 싶어요.
전 북유럽에 큰 환상도 없었고, 여러모로 고생만 가득한 여행이었지만 이번 여행은 제가 했던 여행 중 가장 의미있고, 많은 이야기를 듣고, 가치관이 바뀌는 경험이었어요. 못다한 이야기 네번째 편 쯤에서 이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타지에서 고군분투중인 모든 분들께 이 얘기를 하고싶어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모두 힘내시고, 욕나오는 일들은 욕 하면서 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