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사회시간에 동유럽으로 이주한 우리 선조들이 그 척박한 곳에서도 논과 밭농사를 하고 살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아마도 우리민족과 농경사회는 따로 떼어놓을 수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예로 들어주신 것 같다. 나는 우리 할머니를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정말 우리 민족은 환경에 의한 농경풍습을 DNA에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사진출처: 픽사베이/ 밀 곡물 농업 옥수수 시리얼 여름 성장 음식 식물 팜 농경 델라웨어 분야>
우리 집에 옆에는 작은 공터가 있다. 정말 여기에 무엇인가를 심어서 기른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내 눈에는 가치가 없는 땅이었다. 그런데 할머니는 그 곳에 씨를 뿌리고 멋지게 가꾸셨다. 지금 우리 집 밥상에 채소는 모두 할머니의 손에서 가꾸어진 것들이다. 이곳에서는 깨, 고추, 파, 상추, 콩, 호박, 양파, 앵두나무, 감나무 등이 심어져 있다. 이 작은 땅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양식들이 자랄 수 있는지 놀라운 정도다. 나는 할머니가 가진 능력의 절반도 따라가기 힘들다.
<사진: 할머니의 텃밭/ 비오는 환경에서 촬영>
이 텃밭에는 내가 기르는 작물도 있는다. 오렌지 나무이다. 어느 날 문득 오렌지를 먹다가 이 씨앗을 심으면 자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키워서 먹으면 돈도 절약하고 계절에 따라 먹을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신기하게도 오렌지 씨앗은 싹을 틔웠고, 지금 10cm정도 자랐다. 현재 할머니가 전담해서 기르고 있다. 이 오렌지 나무의 이름은 '라임'이다. 맞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라는 책에서 그대로 따왔다.
<사진: '라임' 오렌지/ 비오는 환경에서 촬영>
동물을 기르는 것과 식물을 기르는 것은 인간에게 다른 감정을 선사한다. 구체적으로 매일 교감하는 동물과 잠깐 안 본 사이에 쑥 자라거나 변해있는 식물을 보는 푸듯함은 확실히 다른 감정을 준다. 최근에 우리 할머니께서는 사회복지부에서 지원을 나온 강사가 내준 숙제를 열심히 하신다. 그 숙제는 '그림 그리기'다. 우리 할머니의 주제는 일관되다. 바로 자신이 가꾼 텃밭의 식물들을 그리는 것이다. 나는 왜 우리가 기르는 개와 염소는 안 그리시는지 여쭈어보았는데. 식물에 더 정이 가고 예쁘다고 하신다.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데. 앞으로는 반려식물까지 확장되지 않을까.
<사진출처: 픽사베이/ 송아지 고기 암소 목장 소 동물 팜 사육 사전 필드 분야 농업>
조만간 우리 할머니의 아름다운 그림도 소개하겠다. 내가 볼 때에는 우리 할머니는 화가를 하셔야했다. 젊은 시절에 연필 한 번 들어보시지 못했지만, 미적 감각이 탁월하시다!!! 다음 할머니 생신선물로는 각종 화구들을 선물해드릴 예정이다. 나는 할머니의 작품을 접할 때마다 할머니의 감성이 동심을 잃지 않았음을 느낀다. 할머니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치 아기의 미소를 마주보는 것 같다. 그저 훈훈해진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아기 수면 잠자는 아기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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