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출처: @bbooaae님 제작 및 기증>
연초에 적십자에서 수첩이 날아왔다. 나는 어린이와 노약자들을 대상으로 매월 3만원씩 적십자에 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타적인 마음으로 납부하지 않았다. 의무감에서 시작해서 이기적인 마음로 이어오고 있다.
처음 적십자에 납부를 결심한 계기는 공직자로서의 의무감을 떨쳐내기 위해서였다. 군에 간부로 입대했으니. 나는 국가의 녹을 받는 공직자였다. 국민의 봉사자로서 공직자가 국민 중에 취약계층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는 그 의무감을 적십자에 매월 3만원이라는 소액을 내면서 떨쳐버렸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전역한 지금도 이어오고 있다. 가끔은 3만원도 나를 위해 쓸지를 고민한다. 그러나 나는 조금 더 멀리 보려고 한다. 힘든 시기에도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누군가를 위해 꾸준히 지원한 흔적들이 추후에 나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나란 사람을 증명할 수 있는 스펙이자 역사라고 생각한다. 절대 단기간에 이룰 수 없는.
예전에 기부를 습관처럼 하던 어떤 연예인의 말이 떠오른다. 사회자가 그 연예인에게 왜 기부를 많이 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 연예인이 이렇게 답했다.
"제가 착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요."
내가 이 말을 기억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답변 이전에 기부는 따뜻한 이타적인 마음이 바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연예인의 답변을 통해 또 다른 관점을 찾았다.
남을 돕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라도 좋은 것 같다.
적십자 수첩이 와서, 여러모로 생각이나서 글을 썼다. 정말 솔직하게 적었다. 진정으로 타인을 생각하며 기부하고 투신하시는 분들께서 불쾌해하실 것이다.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 그렇다고 위선적으로 글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비판도 좋다. 거짓을 쓰고 싶지 않았음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사진: 연초 적십자 수첩>
<후문사진: @newbijohn님 제작 및 기증/ 형 요즘 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