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캔 스피크
I Can Speak, 2017
온 동네를 휘저으며 8천여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은 할머니 '옥분'. 20년간 온 동네를 휘저었던 그녀의 앞에 원칙주의자인 9급 공무원 '민재'가 나타난다. 옥분과 민재는 사사건건 부딛히며 둘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옥분은 민재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을 보게 된다. 옥분은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였지만 학원에서도 쫓겨나고 좀처럼 영어가 늘지 않자 민재에게 선생님이 되어 달라며 부탁한다. 민재는 옥분에게 특별한 거래를 제안하고 옥분의 선생님이 되어 주기로 한다. 어느날 민재는 문득 옥분이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가 궁금해졌고 그녀가 영어로 꼭 해야하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늘도 가볍게 볼만한 영화를 들고왔습니다. 오늘 리뷰할 영화는 배우 나문희님과 이제훈씨 주연의 감동 영화 "아이 캔 스피크"입니다. 개봉 당시에는 보지 않았었고 내용을 알아보려고조차 하지 않았었습니다. 포스터를 딱 보는 순간 감동적인 영화겠구나, 한국식 신파겠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기도 했지만 제가 이런 감동영화를 꺼려했었다는 점이 가장 컷던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2년전에는 정말 가슴아픈 것도 보기 싫었고 눈물이 나는것도 참 싫었습니다. 왜 영화를 보면서 까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어제 뭐 볼만한 영화가 없을까 해서 사전 지식 없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누가 권해서도 아니었고 그냥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번 눈물을 흘리고 말았죠. 엄청난(저에게만)스포일 수 있지만 이 내용은 결국 재개발에 대한 내용과 위안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속 옥분은 위안부 피해자였던 것입니다. 이런 옥분은 영어를 배워 그날의 일들을 알려야 했습니다. 그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을지 사실 상상조차 가지 않습니다. 평생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 사람, 그리고 진실을 전해야만 하는 마음.
영화속에서 이제훈씨가 연기한 민재라는 공무원은 참 어디서 많이 본것같았습니다. 저 역시 시군청에서 허가를 받고 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보니 공무원들과 참 많이 만나기도 하고 부딛히기도 합니다. 정말 어쩔때는 소리높혀 싸운적도 있고 웃으면서 함께 일한적도 있습니다. 다양한 공무원들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9급, 신입 공무원들은 정말 영화속 민재같습니다. 사실 잘 모르기도 하겠지만 이 '절차대로'라는 것은 원리원칙에 따르고 법에 따르는 것이 맞지만 그 어떤 융통성도 없습니다.
이런 민재가 옥분과 함께 영어공부를 하고 생활을 하면서 점차 옥분과 가족같은 사이로 변해갑니다. 어린 초임의 공무원이 변해간다는 것은 어떠한 계기가 있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겠죠. 수많은 과장급, 팀장급 공무원들이 모두 원칙대로만이 아닌 때론 엄하게 때론 유하게 법을 해석하는 것도 꼭 민재같은 경험은 아니곘지만, 민원인을 상대할 때 어떤 계기가 있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변해가는 민재를 보면서 참 좋았습니다.
가볍게 볼만한 영화이지만, 어제 리뷰했던 청년경찰과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룬 영화. 마냥 신파이거나 억지 웃음을 이끌어내는 영화인줄 알았는데(실제로 억지로 웃음 포인트를 만든다던지, 신파적인 요소가 아에 없었다는것은 아닙니다.) 깊은 슬픔과 안타까움을 간직한 영화였습니다. 비록 영화의 흐름을 끊어먹는 이상한 유머러스한 요소는 좀 아쉬웠지만, 많은 사람들이 꼭 한번즘은 봤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아픔을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대단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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