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는 여러가지 상황이 맞물려서 지하경제가 지배하는 곳이 되어 있습니다.
지하경제에는 국가 통계에 잡히지 않은 자금의 움직임이 있고 언제나 국가는 지하경제를 무너뜨리려고 하지만 이미 오랜 시간 고착화 되어 실물경제 시스템의 큰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사람들이 모르는 여러가지 희한한 상황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소개해 드리는 모든 것들이 엄밀히 는 불법의 영역에 해당 됩니다. 그러나 이곳 에서는 삶의 일부로 받아 들여져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러한 일들이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진국과 같은 기준으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무역을 하는 수많은 수입 업자들은 당연하게 Under Value 표기를 하여 세금을 줄이고 있습니다.
실제 가격을 50%가량으로 낮추어서 PI( Proforma Invoice )를 작성하여 세금보고를 하는데 그것을 Under Value라 고 합니다.
수입되는 모든 물건에는 세금이 붙습니다. 그런데 세금이 평균적으로 CIF 가격의 100% 가량이나 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기본적인 무역 프로세스를 짧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모니터를 수입한다고 가정해보면 공장이 수원에 있다고 해보죠. 그럼 공장에서 출하가 되고 공장에서 항구 까지 배송을 하여야 하죠. 그렇게 항구까지의 운송비가 포함된 인도 가격이 FOB 입니다.
즉 FOB (Free On Board) 라는 것은 부산에 있는 항구의 선박에 실어 넣은 순간까지의 모든 운임+보험+제품가격을 포함한 것을 이야기 합니다. 선박에서 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 항구에 도착하기 까지는 구입자의 책임이 되는 것이죠.
CIF (Cost Insurance Freight) 라는 것은 이것은 부에노스아이레스 항구에 도착하기 까지의 모든 비용이 포함된 것을 이야기 합니다. 제조공장출하+육상운임+해상운임+보험=CIF 인 것입니다.
이렇게 단순하게 계산 했지만 실제 무역에서는 추가 금융경비도 있습니다. 액수가 커지면 물건 판매자나 구매자 모두가 서로 불안해 하는 일이 생기죠. 돈을 받고 물건을 않 보내거나 물건을 만들었는데 돈을 못 받거나 하면 서로 사업에 위기가 생기겠죠.
그걸 방지하기 위해 L/C 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신용장이라고 하는 것인데 오래전부터 사용되 온 것이지만 개념은 에스크로 서비스와 비슷합니다. 구매자가 자신의 거래 은행에 구입대금을 예치해두면 은행에서 그 돈을 묶어두고 신용장을 발급해주고 그 신용장을 판매자의 거래 은행으로 보내고 그 은행에서 검증해주는 방식으로 프로세스가 진행됩니다.
물론 공짜 서비스는 아니고 상당한 액수가 법적, 금융적 비용으로 발생합니다.
그렇지만 아르헨티나는 오랫동안 채무 불이행 국가로 세계금융권에서 소외되어 있어서 신용장개설이 불가능 했습니다. 즉 TT in advance 라고 미리 대금을 100% 지불하는 매우 위험한 방식으로 무역 거래를 할 수 밖에 없었죠.
그래서 종종 신규거래시에 거래 대금을 뜯기는 일을 당하기도 하곤 합니다. 돈만 받고 차일 피일 미루다 결국 사기 당하는 것이죠.
그런 실정이니 무역거래에서 암호화폐의 스마트컨트랙을 이용한다면 서로를 불신할 이유도 중계은행을 이용할 필요도 없어지겠지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수입시에 세금을 계산할 때는 공장출하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CIF 기준으로 세금이 100% 입니다. 즉 공장도 가격이 80달러이고 나머지 비용이 20달러 해서 CIF 비용이 100달러 라면 통관에 들어가는 세금이 대략 100달러정도 이것이죠.
그럼 제품의 수입 원가는 200달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럼 200달러에 이곳 운영 경비 + 마진 + 부가가치세를 붙여서 판매하게 되면 대략 350달러 가까운 가격이 되는 것이죠. 즉 원산지 가격 80달러 짜리 물건이 350달러의 현지 판매가격이 됩니다.
이렇게 엄청나게 가격이 비싸 지니 세금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관행적으로 50% 가량으로 가격을 낮추어서 영수증을 작성해 달라고 요구하게 되죠. 그럼 수출업체는 가격을 낮추어서 수출하게 되면 수입대금을 은행을 통해서 50%의 제품 가격만을 송금할 수 있게 됩니다. 영수증에 표기 안된 나머지 50%의 금액은 비공식루트를 통해서 송금을 해야 하죠.
그 비공식 루트가 바로 지하 금융권인데 이곳이 얼마나 재미있는 곳인지 알려드리죠.
제 친구가 그곳에서 근무 했기때문에 내부 시스템도 매우 자세히 알지만 일단 기본적인 부분만 설명해드리죠.
지하 금융업체에서 주로 하는 일은 외환업무, 송금업무, 보관업무 이렇게 3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 은행과 하는 일이 거의 같지만 신기한 사실은 모든 과정에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죠.
제가 2만불을 한국 업체에 송금한다고 가정합시다. 2만불은 일반 은행을 통해 송금하고 나머지 2만불을 지하금융을 통해서 송금하는데 사용하는 기법은 일명 환치기라고 합니다.
환치기가 무엇인지 아는 분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송금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가상적인 송금인데 지하 금융업체가 외국, 예로 파나마나 스위스 같은 곳에 은행 계좌가 있고 그곳에 100만불을 예치해 둡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송금하는 사람의 요청이 있으면 그곳에서 2만불을 송금해줍니다. 그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돈을 내보내지 않고 다른 곳에 돈을 보내는 효과가 생기죠. 반대로 돈을 받아야 할 일이 생기면 파나마 계좌로 돈을 받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보유하는 자금에서 돈을 지불합니다.
이렇게 되면 해당 업체는 국가의 감시망을 벗어난 상태에서 돈을 주고 받고 할 수 있게 됩니다.
지하금융업체는 해외 여러 곳에 비밀 계좌가 있기 때문에 송금 시점에 따라서 어느 계좌를 이용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송금 받는 업체에서는 때로는 파나마, 때로는 스위스등.. 아르헨티나에서 보낸 돈이지만 세계 여러 곳에서 송금이 들어갑니다.
이렇게 환치기 기법을 지하금융권에서 주로 이용하는데 불법이기 때문에 송금액수와 송금해야 하는 곳 은행 정보만 주고 오직 신뢰만으로 돈을 맡기면 영수증도 없고 돈을 줬다는 아무런 기록도 없습니다. 그리고 나서 대략 1주일 정도면 송금이 이루어 집니다.
그런데 종종 이런 업체들이 송금하기 위해 받은 돈을 들고 잠적 하는 경우가 있는데 법적인 보호를 전혀 받을 수 없습니다. 돈을 준 기록도 거래한 기록도 아무런 기록이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일반 은행들도 여러 번 고객들의 돈을 보장하지 못하고 망하곤 했기 때문이죠.
지하금융권 송금 수수료는 상황에 따라서 매우 유동적인데 때때로 수수료가 전혀 없거나 오히려 1 ~ 2% 수수료를 리턴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해외계좌에 너무 많은 자금이 있어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가져와야 할 일이 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죠. 예로 대략 100만불 정도만 유지해야 하는데 200만불이 들어있다고 가정하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바닥나서 송금 받을 여력이 부족해지고 그럼 송금을 해외로 보내는 사람에게 1 ~ 2% 리턴을 해주어서 라도 보유 현금을 늘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송금 수수료는 1만불 기준으로 3% ~ +10% 까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 됩니다.
물론 무역이나 어느정도 규모 있는 액수를 송금할 경우에는 그렇지만 소액 100불에서 3천불 정도는 기본적으로 10~35% 정도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일반 금융권보다 턱도 없이 비싼 금액이지만 인접국에서 넘어온 노동자들에게는 다른 대안이 없어서 이렇게 라도 지불하고 사용하는 편이죠.
일반인들은 여유돈이 생기면 대부분 지하금융 환전소에 달려가 달러를 구매해서 집에 보관을 합니다. 때때로 큰 액수를 보관할때는 지하금융의 보관 서비스를 이용하죠. 일정액수의 보관료를 받고 현금을 보관해 두는데 법적보호를 받을 예금증서 같은 그 어떤 증서도 없이 돈을 보관합니다. 자체적인 내부 DB에 정보를 넣어둘 뿐이죠. 그렇지만 고객들의 신용도는 일반 은행보다도 높아서 몇 백만불의 현금도 보관한답니다.
유명한 지하금융업체에 가면 은행보다도 사람이 많은 경우가 많고 현금다발을 여행용 캐리어에 담아 가져가고 돈 세는 기계로 몇시간을 세어야 할 정도로 고액 거래를 매일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경제활동을 통해 저축한 돈들을 달러로 환전해 두고 싶어해도 은행권에서는 개인당 구매할 수 있는 한도가 있고 매번 환전할 때 개인정보를 취득하고 구매 사유를 제출해야 합니다. 때때로 소득에 비례하여 많이 구입했다고 판단되면 강력한 세무 조사도 각오 해야 합니다. 이렇게 엄격하게 통제를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 달러를 지하금융에서 구하게 되고 그렇게 구입한 외환은 그 순간부터 불법자금이 되어 버리는 것이죠.
이렇게 이런 일이 일상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불법화 되 버린 저축을 가지고 있고 정부는 그런 돈을 근절하기 위해 2만불 이상의 자동차 구매시에는 자금의 출처를 소명해야 하고 부동산 구매시에도 자금 출처를 밝혀야 하는 등 여러가지 법적 제한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이런 자금을 세탁할까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은 돈을 빌린 것처럼 서류를 꾸미는 것입니다. 합법적 여유자금이 많은 사람에게 돈을 빌린 것처럼 서류를 작성하고 돈의 출처를 만드는 것이죠. 그리고 그 서류에 작성한 액수 만큼 년 5% 의 수수료를 가상으로 빌려준 사람에게 지불해야 합니다.
그리고 조금 조금씩 값아 나간 것처럼 꾸며서 채무를 지웁니다.
많이들 걱정하는 것은 실제로 채무가 없는데 서류상의 채권자가 채무를 갚으라고 요구하면 어떻 할까요? 그래서 방지책으로 다른 서류를 만들죠. 서류에 만들어진 액수 만큼의 어음 등을 만들어서 서로 채무 밸런스를 "0" 이 되도록 해 둡니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수많은 기법들이 있는데 너무 자세히 소개해 드리기는 좀 애매하네요.
이런 이야기를 이곳에 적어도 되나 좀 조심스럽 긴하네요.
이 곳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마치 범죄기술을 서술 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묘하네요.
남미에서 살아가다 보면 일상같은 일들이지만 선진국 관점에선 모두 불법에 해당하기 때문이죠.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자세히 적어드리고 싶지만 적다 보니 다 합법의 경계를 벗어난 일들 이라서...
어찌되었든 이런 지하금융이 신뢰를 기반으로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법적인 장치 없이도 잘 돌아가는 것을 보면 각 사회의 문화와 규칙이라는 것이 꼭 법제화 되어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