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져주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고 (그래도 이기고 싶은데)
평화 마라톤 대회
3년전 이야기입니다.
2015.9.26일에 토론토에서 제11회 평화마라톤대회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새롭게 5킬로가 추가됐습니다. 10킬로를 달리는데 마라톤대회라고 불러서 미안하긴 하네요!
평범한 수준의 보통런너라서 대회를 나가면 항상 참가에 의미를 두고 달렸는데 5킬로가 생겼다고 하니 혹시 잘뛰는 사람들은 다 10킬로를 뛰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같고 5킬로를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3등이라고 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연습도 5킬로를 했습니다. 수요일 마지막 준비때 열심히 달렸더니 25분정도는 뛸 것 같았습니다.
5킬로를 25분에 뛰면 개인적으로는 괜찮은 기록이였습니다. 잘뛰는 분들은 다 10킬로를 뛰기를 바라며 대회에 나갔습니다.
대회가 시작됐는데 운영이 조금 서툴렀습니다. 새롭게 5킬로 추가되서 그런지 먼저 10킬로 선수들이 출발하고 5킬로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데 우왕좌왕 사람들이 출발을 했습니다. 저도 조금 늦게 출발을 했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선두그룹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달리고 있는데 외국인 친구가 무지한 속도로 뒤에서 달려왔습니다. 그 친구도 늦게 출발한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작정을 한 것 같았습니다. 그 친구가 5킬로 1등이라는 느낌이 왔습니다.
열심히 달릴까 그냥 포기할까…상황이 판단이 서지 않았습니다. 속도를 내며 조금씩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반환점쯤에 가니 한 5명 정도가 제 앞에 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단 1명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억지로 한명을 잡았는데 순순히 저를 나두지 않습니다. 제 앞에 뛰고 있는 5명도 다 작정을 하고 나왔을겁니다.
아무리 후진 대회라도 1등을 하기는 힙듭니다. 그런 기회도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
나와 경쟁자는 계속 격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고 달리고 있는데 앞에 3명의 선두그룹이 보이는데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무지하게 달리던 외국인은 한참 앞에 갈을 겁니다.
결승점이 눈앞인데 저의 경쟁자가 스퍼트를 합니다. 독종입니다. 저도 스퍼트를 했습니다. 내가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기록을 보니 제가 0.2초 늦었다고 합니다.
하여간 들어와서 저는 제가 4등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만 일찍 출발했으면 혹시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자책도 해보지만 기록을 보니 30초에서 1분은 늦었습니다.
1등은 23분대 2등에서 4등까지는 24분 그리고 저와 나의 경쟁자는 25분대. 저는 경쟁자때문에 재미도 있었고 빡세게 달리기도 했습니다. 아주 좋았습니다.
저를 비롯해 저보다 앞에 달린 사람들도 이기도 싶었을겁니다. 2등을 하신 분은 나이아가라에서 오신 저보다 훨씬 잘달리는 분인데 아킬레스를 다쳐서 5킬로를 달렸다고 변명을 하시고…물론 다쳤을 것이지만 이기고도 싶었을겁니다.
왜 이기고 싶은데?
대회 전날 친구에게 나의 계획을 말했더니 뭐 그렇게 하면서 이기려고 하냐고 모든 것을 다 아는 도사처럼 이야기 했습니다. 저는 욕을 바가지로 해주었습니다.
너는 달리기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거야! 사랑해봐 잘하고 싶고 잘난척하고 싶고 가지고 싶은 것인데!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인생을 사랑하면 어떻게 될까? 잘살고 싶을 것이라고 그리고 잘난척하고 싶고…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소유하고 싶은 것이 첫 단계일겁니다. 물론 성숙된 사랑은 자유를 주겠지만 사랑의 첫단계는 소유일겁니다. 모든 것을 알고 싶고 다 알려주고 싶고 다른 사람이 중간에 끼면 싫고.
친구야! 왜 이기고 싶냐고 사랑하니까? 알아 짝사랑이라는 것 그리고 내가 오버하는 줄도 알어 그렇지만 이기고 싶은 본능을 포기할 수 없다. 본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