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88: 강해지는 삶에 대해서
모래시계를 다시 보고
다시 봐도 너무 재미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영상, 스토리 너무 좋습니다.
모래시계를 제작한 김종학감독은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에서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대망’에서는 너무 가르치려고 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겪은 독재, 민주화 그리고 다시 혼란등으로 점철된 역사가 아주 쓸만한 시나리오를 제공했을겁니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박태수(최민수), 강우석(박상원), 윤혜림(고현정)이 드라마 속에서 또래라 그들의 슬픈, 고통같은 감정들에 많이 동감할수 있었습니다. 나는 모래시계 세대입니다.
드라마에서 박태수는 1957년 5월17일생입니다. 그는 30살에 사형을 당합니다. 박태수는 잘 살고 싶었습니다. 뭐가 잘사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결정했지만 결국 그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때문에 사형을 당했습니다.
뭐가 잘사는 걸까: 강해지는 것과 배운대로 하기
박태수는 강해지고 싶었습니다. 강해져서 자신의 것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약해서 자신의 어머님도 잃었고 자신의 여자인 혜림이도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보스였던 박성범을 면회 한 자리에서 이런 대화를 합니다.
박태수: 내것을 지키기 위해서 강해지기로 했습니다.
박성범: 강해지겠다고! 니가 인생을 잘못 배웠구나
박태수: 힘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강해지겠습니다.
박성범: 강하다고 지킬수 있는 것이 아냐!
너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잘못배웠구나!
강한놈이 편하게 잠 자는것 봤냐!
반면에 검사가 된 강우석이는 번번이 권력에 좌절하는 좌괴감을 자신의 아내에게 고백합니다.
강우석: 꼭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적당히 살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내: 당신은 잘할수 있어요! 과거에 빚을 매일 기억하기는 힘드니까 앞으로 태어날 우리 아이를 위해서 한다고 생각하면 안될까요!
아마 송지나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상식적으로 살고 싶었지만 상식적으로 살수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봅니다.
상식적으로 사는 것이 더욱 힘들어지고 어떤 때는 바보라는 소리도 들어야 하는 상황을 우리는 겪었습니다.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강해지고 싶었던 박태수. 강해지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수 있다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지킬수 있다고 믿었던 박태수. 그는 강해질수록 더욱 강한 사람들을 위해서 일을 해야 했고 그는 더 자신의 것을 지키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배운대로 살고 싶었던 강우석은 강한사람들을 만나면 약해지는 것 같했지만 배운대로 실천했기에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앞에서 당당할수 있었고 그는 강해졌습니다.
강해졌다는 것은 혼자가 아니고 우리가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배운대로 올바르게 실천했기에 강우석이 옆에서 아내, 동료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이 같이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어쩔수 없었다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힘과 권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합니다. 강해지고 싶어합니다. 강하면 자신의 신념을 실천할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강해지기 위해 자신의 신념을 조금씩 바꾸다 보면 자신이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강해졌지만 자신이 실천하고 싶었던 신념은 변했고 사람들은 그사람의 신념을 더 이상 믿지 못합니다.
배운대로 행하면 힘들어도 자신이 믿는 신념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배운대로 행하면 결국은 혼자의 힘이 아니고 사람들이 주위에 모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신념을 실천할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다가 불연듯 불의를 보고 정의를 실천하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그럴때 우리 옆에 아무도 없다면 지금까지 잘못 살아서 주위에 믿음을 주지 못했던지 아니면 우리의 신념이 변질되였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드라마 속에서 박태수는 자신이 갈수 있는 길은 강해지는 것 밖에는 없다고 생각하며 조폭생활을 합니다. 친구 강우석은 그렇지 않다고 여러번 이야기 하지만 박태수는 강해져야 하려면 어쩔수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사회의 부조리에 없애고자 데모를 하며 학생운동을 하던 윤혜림은 강한 아버지때문에 자신의 옆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떠난다며 투정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사랑하는 박태수를 이용하고 난 후 어쩔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박태수는 강해졌지만 변한 자신을 발견하고 윤혜림은 지키려고 어쩔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대신 강우석은 힘들고 어렵지만 배운대로 실천합니다. 약해질때 ‘너는 할수 있어!, 너는 잘 할꺼야!’ 는 말씀하신 아버지를 생각하고 아내에게 고백을 합니다.
실천을 통해서 강우석은 권력과 힘 앞에서 당당할수 있었고 강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살면서 ‘어쩔수 없었다!’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타협하고 변했다는 이야기일겁니다. ‘어쩔수 없었어, 내 책임이 아냐,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살잖아!’
모래시계를 다시 보고 강해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배운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배웠습니다.
강해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배운대로 실천하면 되는 것을! 베운대로 매일 실천하면 세월이 흘러서 신념이 실천되는 것을…
모래시계는 태수를 생각하며 혜린이와 우석이의 대화로 끝을 맵습니다.
이사람 이렇게 보내는 걸로 뭐가 해결됐어?
아직은 아무것도......
그런데 꼭 보내야 했어?
아직이라고 말했잖아.. 아직은 몰라..
'그럼 언제쯤' 이냐고 친구는 묻는다.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대답한다.
어쩌면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상관없다고'고 먼저 간 친구는 말했다..
그 다음이 문제야
그러고 난 다음에 어떻게 사는지
그걸 잊지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