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20: 토마스의 시중지도 (아니면 말고)
논어 학이편 15장
子貢曰 자공왈 자공이 말했다.
貧而無諂 빈이무첨 가난하여도 아첨하지 않고
富而無驕 부이무교 부유하여도 교만하지 않으면
何如 하여 어떻습니까?
子曰 자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可也 가야 좋다
未若貧而樂 미약빈이락 하지만, 가난하더라도 (삶을) 즐기고,
富而好禮者也 부이호례자야 부유하더라도 예를 좋아하는 것보다는 못하다
子貢曰 자공왈 자공이 말했다.
詩云 시운 詩(시)에 이르기를
如切如磋 如琢如磨 여절여차 여탁여마
베는듯, 가는듯, 쪼는듯, 다듬는듯 한다는 말이
其斯之謂與 기사지위여 바로 이것을 이르는군요?
子曰 자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賜也 사야 사(사는 자공의 이름)야,
始可與言詩已矣 시가여언시이의 이제야 비로서 너와 함께 시를 논할 수 있겠구나.
告諸往而知來者 고저왕이지래자 지나간 이야기를 일러주니 다가올 이야기까지 아는구나.
가난과 겸손
가난하면서 비굴하기 쉽지 않고 부자면서 겸손하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가난하면서 겸손하면 어떨까요? 부자면서 비굴하면 어떨까요?
가난하면서 겸손하면 말은 그럴듯하지만 가난하면서 겸손하면 비굴하게 보입니다. 부자면서 겸손하면 겸손이 아니고 가식처럼 보이게 됩니다. 비굴도 마찬가지로 가식처럼 보이고.
그래서 공자님은 가난해도 삶을 즐기고 부유해도 예를 좋아하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겸손이나 비굴함 같은 태도에 신경을 쓰면 삶을 즐길 수 없습니다. 가난하다면 삶이 피곤해질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 겸손이니 비굴함 같은 것에 신경을 쓰다 보면 삶을 즐길 수 없습니다.
반면에 부자인데 겸손하면 가식적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예를 갖추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겸손보다는 예로 주위사람들에게 부담을 덜 주는 겁니다.
가난하면서 겸손하면 잘못하면 비굴이 되기에 차선책입니다. 가난하면서 삶을 즐기면 상황에서 최선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부자면서 겸손하면 잘못하면 교만처럼 보일 수 있기에 차선책입니다. 부자면서 예를 갖추어 부담을 덜어주는 겁니다. 그것이 최선으로 보입니다.
가난과 겸손은 궁합이 안 맞고 부유와 겸손도 궁합이 안 맞습니다. 참 겸손이라는 것은 어렵습니다.
군자의 삶
군자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난하다면 가난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부자라면 부자란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未若貧而樂 미약빈이락 하지만, 가난하더라도 (삶을) 즐기고,
富而好禮者也 부이호례자야 부유하더라도 예를 좋아하는 것보다는 못하다
사람의 본성이 인이고 인을 표현하는 방법이 의이며 의의 형식이 예가 되는 것 같습니다.지라는 것은 예를 적절한 때 사용하는 것이고. 예를 좋은 타이밍에 사용하는 지가 시중지도입니다. - 인(仁), 의(義), 예(禮), 지(智)의 사단.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마음가짐, 곧 어짊과 의로움과 예의와 지혜
시중지도(時中之道) -상황에 맞는 중용의 도를 찾아 행하라
사람의 마음은 단순하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하고 착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고 넓은 바다 같기도 하고 종지이기도 하고....그러면서 끊임없이 변하고.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때를 알지 못하면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는 힘듭니다. 그리고 어떤 결정을 해야 할지 어떤 지식을 사용해야 할지 알 수 없을 때도 많습니다. 그럴 때는 기다림보다 더 좋은 지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그때 그때 맞닥뜨리는 상황에 맞는 올바른 결정을 하는 일입니다. 화를 내야 할 때 적절히 화를 내거나 슬퍼해야 할 때 적절히 슬퍼할 줄 아는 것, 그렇듯 상황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시중지도(時中之道)’라고 합니다.
'시중지도’, 그때(時) 상황에 맞는(中) 가장 적절한 중용의 도(道)를 찾아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음식을 먹을 때도 상황에 맞는‘시중지도’가 있어야 하고, 건강을 유지하며 가정이나 직장에서 중용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역시‘시중지도’가 필요합니다. 내 눈 앞에 놓인 음식이 맛있다고 과하게 먹거나,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해야 할 때 일이 많다는 핑계로 건강을 소홀히 한다면‘시중지도’를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용』에 보면 군자와 소인의 삶을 비교하면서 군자는‘시중지도’를 실천하는 사람이며 소인은 시도 때도 모르고 인생을 마음 내키는 대로 사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사람은 때를 잘 알아야 한다고 어른들은 가르쳤습니다. 나서야 할 때가 있고, 물러나야 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고, 침묵해야 할 때가 있는 것처럼, 사람은 늘 때를 알아야 인생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용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지요.
중심은 정해진 실체가 아닙니다.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 상황에 맞는 정확한 답을 찾아내는 것이‘시중(時中)’입니다.
유연성을 가지고 인생의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시중지도, 우리가 늘 고민해야 할 인생철학입니다.
때를 알고, 때에 맞게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 박재희의 ‘나를 돌아보는 모멘텀 3분 고전’에서 -
** 토마스의 시중지도: 아니면 말고**
서양식 시중지도는 지혜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얻으려고 철학을 공부했습니다. Philasophy - love for wisdom입니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고 질문과 대화를 잘해야 하고 대중연설도 기본이고.
대신 동양에서는 겸손과 기다림을 지혜로 쳤습니다. 세상이라는 것이 만만치도 않고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제한 되여 있고 그래서 올라가면 내려갈 때를 준비하는 지혜, 때를 기다리는 강태공 같은 인내심과 기다림을 요구합니다.
공자님이 말씀하신 군자는 가난을 사랑하고 부를 멀리하는 그런 그릇은 아닙니다.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부자라면 부자 식으로 시중지도를 하는 겁니다. 자신의 처지와 상황에 맞추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군자이며 시중지도입니다.
항상 최고를 추구하는 사람은 공자님 스타일은 아닙니다. 끊임없이 최고를 추구하면 인생이 마구 피곤해집니다. 즐길 수가 없게 됩니다.
서두르지 말고 답이 없는 것도 답이라는 것을 잊지 맙시다. 기다리다 보면 때가 오고 해결책이 보이기도 합니다. '아니면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