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한 최영미 시인의 <괴물>을 두고, 어떤 이가 "이것도 문학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라면서 작품의 질을 논하는 것을 보고 질겁했다.
예술 작품의 내재적 가치만 평가하려는 사람을 조심하자. 무슨 일에도 아랑곳 하지 않을 수 있는 제3의 시선, 저 유미주의적 태도를 경계하자. 부감법으로 예술의 영역만을 내려다보며 훈수 두는 자의 분노를 의심하자. 현실 투쟁에 기꺼이 수단이 되는 예술의 간절함은 종종 참을 수 없는 촌스러움으로 탄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미학적 판단만을 논하는 사람이 결국 범인이지 않았던가. 나는 항상 그 쿨한 태도에 반대한다. 세 발짝 떨어진 사람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너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