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들을 보면 <블랙미러> 시즌 1의 단편 <핫샷>이 떠오른다. (스포일러 있으니 볼 사람들은 스킵해주세요) 끊임없이 광고를 시청해야 하는 미래의 디스토피아의 세계. 또 상품성이 된다면 심지어 포르노배우로 단숨히 변신하고 박수갈채를 받는 사회. 주인공은 이 더러운 세계에 균열을 내고 싶어한다.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그는 발언권을 얻기 위해 갑자기 목에 칼을 대고, 목숨을 걸고 억눌렸던 감정들을 토해낸다. 왠걸. 그는 단숨에 스타가 된다. 칼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다. 그는 안락한 공간에서 그 칼을 소품으로 사용하는 토크쇼 방송의 인기 진행자로 변신한다.
뱅크시의 그림이 소더비 경매에서 15억원에 낙찰됐다. 익명으로 사회비판적인 작업을 해왔던 뱅크시는 이 작품에 비밀 장치를 숨겨놨다. 경매에서 그림이 낙찰되자마자 그림의 절반이 파쇄당했다. 충격적인 현장이었던만큼 세간이 떠들석했다. 평소 말도 안되는 가격에 미술 작품이 거래되는 현장을 조롱해왔던 뱅크시의 '엿먹어라' 전략은 성공했을까? 영리한 구매자는 파쇄당한 작품을 그대로 구매했다. 유럽 소더비 현대미술 소장은 이번 작품에 대해 "역사상 최초로 경매 중에 라이브로 공연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해프닝으로 이 그림의 가격은 더욱 오를 것이라 예측된다.
UFC 선수 맥그리거는 트래쉬 토킹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그는 시합이 잡히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엄청난 수위의 막말을 쏟아낸다. 그럴수록 그의 파이트머니는 올라간다. 평소 점잖던 UFC의 다른 선수들도 이제 모두 어설프게라도 맥그리거를 따라하게 되었다. 정통 무도가의 정신을 지닌 재야의 고수 '하빕'은 이 바닥이 너무 싫었다. 이 모든 것은 '비지니스'라는 말에도 하빕은 동의하지 못한다. 하빕은 경기장에서 고대했던 맥그리거를 만나 때려눕힌다. 그러나 시합 중에도 끊임없이 하빕의 종교와 부모에 대해 막말을 서슴치 않았던 맥그리거 코치진을 향한 하빕의 분노는 순간적으로 폭발한다. 경기가 끝난 후 하빕은 케이지를 뛰어넘어 맥그리거의 코치진에게 주먹을 휘두른다. 순식간에 경기장은 난투극 막장 드라마가 되었다. 이 사건 이후 하빕의 몸값은 수직 상승하게 되었다.
냉소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이 모든 것들이 다 뜨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난 이들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지만 일단 그렇다고 치자. 그렇다고 해도, 진정한 경멸을 내면에 오랜기간 품고 있었던 자들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창의적인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