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 가만히 살펴보면 항상 조급증에 걸려 있다. 이걸 다 하기도 전에 저걸 미리 생각하고, 저걸 다 끝내기도 전에 또 다른 것에 손을 댄다. 혹은 실행할 일들이 너무 많아지면 모든 것을 멈추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택하기도 한다. 그러면 마음이 조급하다. 결론은, 뭘 하고 있어도 조급하고 뭘 하지 않아도 조급하다. 신경이 곤두서 있다. 허투루 보낸 하루에 매일 반성문을 쓰고 자야할 것만 같다.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항상 미래를 염두해놓는 시간을 살기 때문일까? 내 나이 서른 네 살. 이제 작가로서 '성공'한 삶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제 막연한 생각을 정리할 때가 왔다. 작가로서 성공한 삶은 도대체 뭘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하는 작가의 삶을 꿈꿨나? 아니면 한국관 대표로 뽑혀 베니스 비엔날레를 참가하는 작가의 삶을 바래왔나? 수십만 팔로워를 보유하여 업로드하는 것마다 주목받는 SNS스타를 꿈꿨나?
상상해 본 적 없다. 설령 그렇게 된다 한들 운이 따라줘야만 가능한 일이기에 내 컨트롤 밖의 영역이다. 아무튼 이런 거창한 꿈을 꿨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왜이렇게 뭐가 될 것처럼, 마치 위인이라도 될 것처럼 난 조급하나? 앗! 나도! 혹시모를...!! 일말의....희망????? 예술계의 메인스트림이라는 허상의 실체에 대해, 가 보면 분명 아무것도 없을 신기루같은 목적지에 아직도 미련을 못 버렸나?
뭐가 되겠다는 욕심, 언젠가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무의식 속의 욕망은 현재를 재촉하고 조급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마음은 물욕과도 같아서 채워도 채워도 만족할 수 없는 깨진 둑일 것이다. 어떤 신진 작가에게는, 내가 가지고 있는 이력이 산처럼 커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자꾸 또 뭐가 되겠다고 한다. 또 조급해한다. 그런데 목적지가 없는 조급함이다. '성공' 이라는 형체 없는 아리송한 미래에 저당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존재하지도 않았던 세계에서 은퇴선언을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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