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좋아서 한 두번 반복해서 듣다가 가사를 천천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나 땜에 짜증 났지?
내 주제를 알았을 때쯤 영화는 끝났네
결말을 맞은 악역 배우처럼
나는 지워져 가고
너는 더욱더 빛났지
쓰잘데 없는 나를 제때 버리질 않았으니까
멀쩡한 너의 모든 게 엉망이 됐지
내가 없는 너는 이제야 모든 게 다 완벽해
내가 눈치가 빨랐다면 좀 나았을 텐데
넌 내가 불안하지?
나 땜에 곤란했지
난 손에 닿은 모든 것들을 망가 뜨렸지
비참한 끝을 앞둔 괴물처럼
나를 물리쳐야만
지루한 이야기가 끝나지
음. 실연당한 직후에 느끼는 격정적인 감정이라고 감안하고 보더라도, 화자가 어떤 사람인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상대방을 과하게 신격화시키는 언어를 쓰면서 실은 비아냥거리고 있다고 느꼈다. 그게 아니라 정말로 이렇게 자존감 낮은 찌질한 감성을 평소에 내비치는 사람이었다면 더 문제가 아니었을까. 어느 쪽이든 애인이 왜 떠나갔는지 알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