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시에 가면 들릴 곳이 황부자댁입니다.
아..지금은 연못이 되어 있네요. 황지연못.
맞아요. 황씨부자가 여기 살았었지요.
그 양반에 관한 아주 고약한 전설이 남아있지만....저는 그 분이 결코 나쁜 분이 아닌걸 알거든요?
꿈에 그 집 며느리가 와서 알려주더라고요. 우리 착하신 시아버지의 누명을 벗겨달라고-
이제 그 비하인드 이야기-해드릴까요?
아! 이 이야기를 다 들으시면 방광과 신장에 큰 도움이 되실거에요.
황부자는 삶이 매우 넉넉했지만 마음이 편치는 않았습니다.
마을은 가뭄만 들면 농사를 망치고 많은 사람이 굶주림에 허덕였거든요.
그는 어떻게 하면 마을이 물걱정 없이 살 수 있을지 하늘에 물었답니다.
꿈 속에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그에게 물었습니다.
"너의 소원을 이뤄줄 수 있다. 하지만 하늘과 땅을 움직이는 일에는 희생이 따르는 법, 너와 너의 가문은 여기서 끝날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으냐?"
"나야 홀몸이니 괜찮소만 며느리와 상의해보리다."
며느리는 그 이야길 전해듣고 두려움에 아기를 안으며 펄쩍 뛰었지요.
"제가 박복하여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은것만도 서러운데 이제 죽으라니요? 더구나 이 아기마저 희생하란 말씀은 당치도 않습니다."
그날 밤 황부자는 다시 꿈에 용을 보았습니다.
"난 죽어도 좋소. 살만큼 살았고 부귀영화도 누렸으니. 하지만 며느리는 아기와 함께 어떻게든 살려고 하니 어쩌면 좋소?"
용이 말했습니다.
"그 선택을 존중하자꾸나. 그러면 복력은 절반으로 줄겠지만 자네만 죽는 것으로 하세."
"알겠소이다."
"이제 조만간 어느 스님이 탁발을 올 것인데 그의 발우에 쇠똥을 담아주게나. 그러고 나면 모든 일이 알아서 흘러갈걸세."
과연 며칠 후 노승이 탁발을 하러 왔지요.
황부자는 준비했던 쇠똥을 발우에 담아주며 말했습니다.
"옛다! 이 쇠똥이나 먹어라!"
노승은 깊이 고개를 숙여 감사의 뜻을 표하는데 황부자는 문을 닫고 들어가버렸고-며느리가 바로 쫓아나와 노승의 발우를 다시 받았습니다. 그리고 깨끗이 씻고는 비단을 받치고 거기에 쌀을 가득 담아 주며 말했지요.
"시아버지가 저런 분이 아니신데 용서해주십시오."
"황부자는 이 업보를 선택한거라네. 이제 이 집은 곧 폭삭 가라앉을텐데 그대는 살고 싶으면 날 따라오시게."
"그 그건....시아버지를 모시고 가야.."
"시아버지는 죽음을 선택했네. 자네도 아기와 함께 죽겠는가? 마지막 선택의 기회를 주겠네."
며느리가 안채를 돌아보는데 황부자는 손짓으로 어서 떠나라는 표시를 했습니다. 며느리는 마지막 인사를 말없이 올리고 아기를 들쳐업고는 이를 악물고 노승을 따라나섰습니다.
노승은 말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뒤돌아보지말게. 살고자 했다면 모질게 맘을 먹어야 해."
구사리 산마루에 이르렀을 때 천지가 무너지는 소리가 나며 황부자댁터가 가라앉기 시작했죠.
며느리는 느낌으로 그것이 무슨 소리인줄 알고는 멈춰서버렸습니다. 따라나섰던 개도 왕왕 짖으며 뭔가를 알렸습니다.
며느리는 한걸음도 더 떼지 못하고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아버지! 시아버지! 평생을 베풀며 사시더니 돌아가실 때도 온 사람을 위해 가시는군요!"
그리고는 천천히 돌아섰고...그 집이 가라않아 커다란 구멍만 남은 것을 보는 순간-그녀는 아기와 함께 돌이 되어 굳어버렸습니다. 노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황부자의 뜻도 자네의 뜻도 하늘을 감동시켰네. 이제 이 마을에 가장 큰 물이 솟아날걸세."
황부자댁 터에서는 맑은 물이 펑펑 솟아나기 시작했고-그 수량은 엄청 났습니다.
하루에 500톤의 물이 용출되었고 결국 그 곳이 낙동강 1300리의 발원지가 되었다지요.
그리고 황부자와 며느리는 이 곳을 지키며 사람들을 위하는 토지신이 되었답니다.
이곳을 오시는 분은 그 맑고 풍성한 수기운을 잘 마셔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