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영종도에서 제일 큰 산은 백운산-
오늘은 백운산을 만나러 간다. 아내, 그리고 마니주 @manizu 와 함께-
산을 만나러 가는 것과 운동용 등산은 사뭇 다르다.
연자석-子는 씨앗을 뜻한다.
씨앗을 가는 돌.
씨앗의 단단한 껍질을 벗긴다는 말인데...
산을 만나러 갈 때에는 이런 사물들과의 만남도 새롭게 느껴진다.
내 안에 어떤 씨앗이 있을까?
아직도 발아되지 않고 껍질에 싸여있는...
그것이 어떻게 깨어질까?
여인네 머리채를 닮은 풀-누군가 머리 땋듯이 풀을 땋아놓았다.
문득 결초보은(結草報恩)이 떠오른다.
풀을 엮어 은혜를 갚은 옛 이야기가 있다면 이렇게 풀을 엮은 어느 여인네는 어떤 사연이 있어 이리도 단정히 머리를 땋았을까?
아마도 어린 딸을 남겨두고 세상을 뜬 여인의 미련이 산중을 감돌았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딸의 손을 잡고 오르던 이 산길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있었고....그 기억을 반추하며 이 산길에 머물렀으려니.
그리고 딸이 언젠가 엄마랑 걷던 이 길을 찾을지도 모른다는 기대 하나로-길가의 풀머리채를 땋아두었을지 몰라.
가다보니 이 산에는 연리지(連理枝)가 많네?
두 가지가 밑둥에서 이어져 있는 나무-즉, 영혼은 하나이면서 두 생명으로 나툰 나무를 이름인데 지극히 사랑하는 부부나 가족을 상징한다. 오! 그런데....
여기 다섯 가지가 붙은 신령한 연리지를 발견한다.
우리 가족의 숫자! 상서로와라!
정상이다.
사방팔방이 트인 백운산 정상은 너무도 화통하다.
산에서 정상(頂上)은 뭘 의미할까?
산의 가장 높은 자리며 하늘이 가장 가차운 곳-거기서 우린 산신을 만나 인사하는 것이다.
산신님 안녕하세요?
인사드려요.
우리 하고자 하는 일이 광명정대하다면-힘을 보태주세요.
집에 돌아와보니 그 사이 마당에 살색 나리꽃이 활짝 웃으며 우릴 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