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만나면 꼭 본인이 돈 내길 좋아하는, 또는 그래야 한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고마운 호의일 때도 있고, 가족들은 싫어하는 개인 습관일 수도 있고, 무리의 분위기일 수도 있고, 그 원인과 문맥이 각자 다르니 이들을 한 유형으로 정의하는 건 부적절하겠다.
그런데 위 인물들 한켠에는, 뭐든 자기는 돈을 안 내는 게 기본값인 빈대 근성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즐겨찾는 핑계를 지켜보니 ‘내가 어리니까’, ‘썸/애인이니까, 날 좋아하니까’, '난 돈 없는 학생이라’ 등등. 누가 자기한테 사주는 게 당연하거나, 뭔가 잘 주는 사람을 찾으면 적극적으로 붙는 빈대들이다.
아무래도 나도 학생이고, 그 중 학생 핑계를 좀 짚어 본다. 왜냐하면 그들이 학생이란 말을 쓰는 용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통상 학생들은 돈이 별로 없다는 게 사회적으로 배려되는 부분이 맞는데, 그건 말 그대로 배려일 뿐이다. 그리고 정작 보통의 학생들은 자기가 학생이라서 남이 뭘 사야 당연하다 여기지 않는다. 정상적인 학생들의 기본값은, 자기 한도 내에서 본인 니즈를 충족하고 사회적 교류도 재량껏 즐기는 것이다 (이건 학생 아니어도 대부분이 그럴 것 같다).
간혹 어른들이 ‘평소 못 먹는 거 지금 많이 먹어라’ 며 먼저 편하게 해 주는 경우는 있어도, 우리가 먼저 ‘저는 평소 이런 거 못 사 먹어요’ 라며 불쌍 코스프레 또한 하지 않는다. 못 사먹는데 그래서 나더러 어쩌라고? 냉정히 말해서 한 쪽이 학생이라 수입이 없는 것과 다른 쪽의 수입 사이엔 상관관계가 0 다.
그러니 빈대들은 자신의 은근한 구걸짓을 위해 학생 그룹을 들먹이는 민폐를 삼가길 바란다. 뭘 얻고 싶으면 엄한 우리 ‘학생’ 끼지 말고 그냥 달라고 하길, 하던 대로 가끔씩 옷도 벗어 가면서.
나는 그들이 ‘같은 학생', (많이 알진 못하지만) '같은 유학생' 이라며 종종 보내오는 짐짓 공감의 신호를 사절한다. 나와 우리는 ‘너 같은’ 학생은 아니다. 싸잡아 언급되기 거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