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바둑이야기

tanama(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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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2학년 교실에 올라갔는데 교실에 바둑판이 있었다.

이세돌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전 이후 바둑이 인기가 급 상승 했지만 그 전까지는 인기있는 종목이 아니었고 그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소에 아버지가 tv로 바둑을 보는것을 봤기때문에 흥미가 생겼고 바둑을 조금 둘줄 아는 친구 옆에서 바둑 두는것을 구경하곤 했다.

그 친구로 부터 간단한 규칙과 방법을 배웠는데 너무 재밌었다.

어머니께 바둑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어머니는 나를 바둑 기원에 데려가서 바둑교실? 이런것에 등록을 했다.

처음 바둑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나는 바둑에 재능을 보였고 남들보다 빠른 적응속도를 보였다.

그리고 1달이 채 되지 않아 대회준비반으로 승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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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당시에는 바둑이 너무 재밌었다.

이창호 9단의 바둑 사활? 이런것도 읽어 보기도 했고

아버지와 7점을 두고 바둑을 두기도 했다. (아버지는 너무 잘하셔서 한번도 못이겼던 기억이 있다.)

학교에서 바둑을 조금 둘줄 아는 친구는 어느순간부터 나를 이기지 못했다.

바둑선생님께 나의 급수를 물어봤을때 선생님은 " 너는 무급이다 " 라고 말하곤했었다.

그리고 바둑을 배운지 3달만에 처음으로 나간 초등부 대회에서 예선전 2승 1패로 본선에 진출하였으나 처참하게 패배하였다.

그 대회를 계기로 공인 9급이라는 급수를 받게 되었다.

몇달, 몇년을 배운 친구들 보다 빠른 속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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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부터 나는 무엇인가를 오래동안 하지 못했다.

흥미가 생겨서 어떤것을 하면 금방 적응해 버리고 흥미가 떨어지면 다른것을 찾아 떠났다.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은 지금의 나와도 많이 닮아 있는것 같다.

그래서 당시에도 몇달을 배운 후에 흥미가 사라져 바둑을 관두었다.

짧은 시간의 바둑 경험은 아버지와 함께 할 수있는 즐거운 오락이 되었다.

또 군대에 갔을때 휴게실에 바둑판이 있었는데 중대원들과 함께 즐겁게 바둑을 둘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러시아 유학시절, 이세돌9단과 알파고의 바둑대전으로 전 세계적 관심이 집중될 때에 나도 생중계를 보았다.

어려운 수를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바둑의 기본은 알고 있었던 나였기에 쉽게 판을 이해했고 친구들에게 설명 해 줄 수 있었다.

이처럼 짧은 바둑경험이었지만 꽤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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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지금부터 내가 할 이야기 때문이다 ㅋㅋㅋ

바둑을 배우던 9살때였다.

할머니, 어머니와 함꼐 노인정에 간 적이 있었다.

노인정에 할아버지들께서는 바둑을 두고 계셨다.

한창 바둑에 관심이 많았던 어린이 타나마는 뒤에서 바둑판을 보기 시작했다.

바둑판의 한 귀퉁이에서 치열한 전투를 이어가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나는 신기하게도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는곳이 아닌 전혀 반대편에 빈틈이 하나 보였다.

안전하게 지었다고 생각한 집에 정말 치명적인 빈틈이 있었고 돌 1개면 그 집을 모두 허물수 있는 수가 보였다.

어린시절 타나마는 바둑에서 남들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집을 허무는 능력이 뛰어났다. 그래서 바둑선생님은 나에게 항상 꼼수를 잘한다 라는 평가를 하셨다.

그래서

나는 바둑을 두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그 수를 가르쳐준다.

물론 전혀 모르는 할아버지들이었다.

"할아버지 ! 저기 두면 저 집 다 가져올 수 있어요."

할아버지는 내말을 분명히 들었을 것인데 들은척을 하지 않았다.

더욱 근엄한 표정으로 생각을 하셨다.

그리고 몇분 후

내가 알려준 곳에 수를 두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로 인해 바둑판이 갈린다는게 재밌었다.

그 후에도 뒤에서 계속 구경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내가 훈수를 두고 있는것을 본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부모님은 나를 불러내셨다.

그리고는

어른들 게임할때는 조용히 관람을 하는것이 예의다 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물론 그 이후로는 바둑에 있어 훈수를 두지 않았다.

오히려

큰 빈틈이 있는데도 모른체 다른곳에서 치열한 싸움을 하는것을 보는것도 재밌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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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과 인생은 비슷한면이 많은것 같다.

시작은 누구나 똑같이 하지만(꼭 그렇지는 않은것 같기도 하다 ㅋㅋ) 결과는 모두 달라지고

어떤 바둑이든 같은 바둑은 절대 나오지 않는다.

이기고 있다가도 몇 수만에 결과가 뒤집히기도 하고

오늘의 승자가 내일의 승자가 되지도 않는다.

어린시절 3달간 배웠던 바둑에서 뭐 이런것들을 생각하고 배운것은 아니지만

짧게라도 배웠던 그때의 추억은 나를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된것 같다.

내가 나의 아이를 낳게 된다면

바둑을 가르치고 싶다.

p.s. 이글에 블록체인에 박제가 되기 때문에
먼 훗날 내 아이가 이글을 보게 된다는 상상을 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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