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마의 모스크바 생활기 2일차

tanama(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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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도 썼지만 제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영어도 러시아어도 외국경험도 없었죠.

가진거라고는 군대를 막 전역한 23살의 패기, 그것 하나만으로 가지말라고, 못보내준다는것을 현실로 이뤄지게 만들었고 그 추운 러시아 땅으로 갔습니다.

첫날 잠들고 나서 눈을 떠서 처음으로 밝은, 해가뜬 러시아를 봤을때 제가 러시아에 있구나 라는 실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배가고팠고 긴장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몰라 우왕자왕하기도 했고, 또 그러는 와중에 살아남아야 한다 라고 자신에게 주문을 하는 저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기를 다시 보니까 저도 그때 생각이나서 새롭네요.

같이 보시죠.

<살아남아야겠다>

    1. 19(금)

9시 30분에 멘토를 만나려고 8시반에 일어나서 씻고 조금 일찍나가서 산책했는데 너무추워서 들어와있었다. 30분 조금지나니깐 얘가 나타났고 같이 서류 작업하는곳으로 갔다. 아마 국제교류팀? 그런곳인 것 같다. 거기서 거주지동록? 같은거하고 기숙사등록 하러 갔다. 그런데 거기서 중국여자애들 4명 있길레 능구렁이처럼 웃으면서 말거니깐 되게 좋아했다. 오늘 저녁에 같이 해먹자고 하길레 좋다고했다. 내 입장에서는 완전 땡큐였다. 그 저녁 먹기전에 단 한끼도 못먹었기 때문이다. 국제팀에서 준 초콜릿 1개가 전부였다. 상당히 배고팠다. 여튼 그러고 수업을 들어갔다. 마케팅 수업이었는데 일단 나는 영어를 잘하는줄 알았는데 잘하는게 아니다. 원어민 발음으로 나한테 말해도 알아들을까 말까 이다. 근데 러시아어인지 영어인지 구분도 안되는 발음으로 수업을 하니깐 정말 못알아 듣겠다. 여기서 뭐하지?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엇다. 제발 나한테 질문 하지마라 라는 생각만 하고잇는데 따른애들은 되게 활발하게 수업에 참여했다. 여튼 수업 끝나고 중국애들이랑 같이 슈퍼마켓에 가서 장보는데 물가가 싼거는 되게 쌌다. 요리하기 귀찮아서 초콜릿 같이 먹기 편한게 많이 샀는데 이건 한국물가랑 비슷해서 비싼편인거 같다. 빵같은건 완전싸다. 빵사먹어야겠다. 여튼 한 6~7천원치 장보고 나와서 방에서 쉬면서 통화하고 있으니깐 중국애들이 나를 불렀다. 가니깐 치킨하고 중국음식하고 밥까지 해뒀다. 흑흑.... 정말 맛있게 먹고 같이 치우고 또 산책하러 나갔다. 그런데 어떤 아저씨가 문을 고치는데 고치는건지 부수는건지 모를정도로 일을 못했다. 한국이였으면 정말 욕을 바가지로 째로 먹고 짤렸을 각이었다. 여튼 그거 다치우고 나가서 다시 장보고 들어와서 맥주먹으로 간다길레 갔는데 여기애들은 방안에서 맥주먹는건 그렇다 치고 방안에서 물담배하고 담배피고 난리도 아니었다. 확실히 술마시니깐 영어가 잘들리기는 한다. 그래서 다시 들어와서 일기쓰고 조용히 자려고하는데 누가 방문두드리길레 열었는데 어제 음식해줬던 여자애 2명이 놀러와서 앉아서 여기 독일인이랑 얘기하고있네... 흠.... 되게 자유로운 분위기 인거같다. 내일은 러시아에 있는 유명한 공원에 간다고한다. 그리고 한국에 교환학생왔던 알렉스랑 연락 했는데 걔가 나데리고 놀러다녀준다고한다. 문제는 그게아니다. 살아남아야한다 형준아. 살아남자. 러시아어는 당연히 안되고 영어도 될까말까한데 어영부영 있으면 아무것도 안남는다.
살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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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게아니다. 살아남아야한다 형준아. 살아남자. 러시아어는 당연히 안되고 영어도 될까말까한데 어영부영 있으면 아무것도 안남는다.
살아남자.

누가 놀아준다라고 연락이 왔는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라고 말하며 살아남자고 몇번이나 되뇌이는 그때의 제모습이 생각나네요.

살아남자 살아남자 살아남자.

앞으로 계속 러시아 얘기를 하겠지만 정말 힘들었거든요 ㅎ

그만큼 기억도 많이 남았지만요.

앞으로 계속 이어질 타나마의 모스크바 국립경영대학교 교환학생이야기 기대해주세요~~

이상 스팀잇의 타나마였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