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마지막 다이빙을 위해 8시 45분에 Diving Shop으로 갔다. 이번 다이빙은 보라카이 남동쪽에 있는 악어 닮은 작은 섬, Crocodile Island에 간다고 했다. 70년대 혜성처럼 등장한 Elton Jhon 의 노래 Crocodile Rock 이 생각났다. 그가 이 섬에 와서 영감을 받아 그 노래를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Crocodile Rock 은 그의 음반 Don’t Shot Me I’m Only the Piano Player란 앨범에 포함된 노래이다. Internet이나 MP3 Player가 없던 시절, CD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최고의 매체로 shop에서 이리저리 CD 사 모으는 게 최고의 고상한 취미였다. 그 앨범에 포함된 Daniel 과 Crocodile Rock 두 노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 되었다.
Boat 타기 전 바다에서 볼 수 있는 생물과 조류, 다이빙 계획 등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다. 배로 10분 가량 이동하여 악어하고 꼭 닮은 작은 섬에 도착했다. White Beach 와는 다르게 바람이 심하게 불고 파도가 심해 멀미가 느껴졌다. 멀미는 달팽이관이 균형을 잡기 위해 건강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인데 이 기관이 고장 나면 멀미를 못 느낀다. 나 외 다른 멤버들은 전혀 멀미를 하지 않는다. 난 달팽이관이 고장 나더라도 멀미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바다에서 당하는 멀미의 고통은 정말 견디기 힘 든다.
바다 속은 황량했다. 초보 다이버라면 바다 속에 들어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부푼 일이 될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눈은 계속 높아진다. 지금에 대한 평가는 과거의 경험을 기준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보라카이 바다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다이빙포인터인 시파단이나 팔라우 등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나비고기, 산호등이 조금 보였지만 사진 찍을 만한 피사체는 아니다. 자기가 돈 내고 하는 다이빙이지만 다이버에게는 자유가 없다. 가이드의 허락 없이 물 밖으로 나가거나 지정된 코스를 이탈해서는 절대 안 된다. 다이빙이 끝날 때까지 나의 생사여탈권은 가이드 마스터가 쥐고 있다. 물고기를 손으로 만졌다가 아들뻘 되는 마스터에게 호되게 나무람을 당해도 한마디 대꾸도 할 수 없는 게 이 세상이다.
K가 더 이상 다이빙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하니 이번이 우리들의 마지막 다이빙이 될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이란 단어는 항상 우리에게 가슴 시린 여운을 남긴다. 열정과 환희로 시작한 다이빙이었지만 세월의 흐름은 결코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에겐 더 이상 새롭고 굉장한 건 없다. 그냥 그렇고 그런 바다일 뿐이다. 가슴 뛰는 열정을 뺏어가 버린 세월이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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