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다이빙 여행-16 Go round the island
2018.12.05
5시경 일어나자 말자 1000페소와 호텔 name card를 런닝 팬츠 앞에 붙은 작은 호주머니에 넣고 섬 한바퀴를 돌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섬이 작아 길을 잃어 버릴 염려는 거의 없으나 어떤 상황이 생길지 알 수 없으므로 비상금과 호텔 위치가 적힌 명함은 꼭 필요하다.
LA 마라톤 참가하러 갔다 전날 조깅 나갔다 길을 잊어버려 마라톤 거리만큼 뛰고 거의 녹초가 되어 돌아 온 악몽을 재현하지 싶지는 않다. 장거리 달리기에는 수분 보충이 필수적인데 물을 담아 갈 만한 벨트를 준비해 오지 않은 게 좀 걱정이 되었지만 어쩔 수 없다.
호텔을 나와 오른쪽으로 달려 섬 끝까지 갔는데 길은 사라지고 상당히 가파른 언덕이 가로 막혀 있었다. 보이는 계단을 찾아 언덕 위로 올라가기를 몇 번 되풀이 하다. 제대로 된 계단을 만나 거의 꼭대기까지 올라간 것 같았는데 거기엔 총을 들고 서 있는 경비원이 하얀 집 앞에 서있었다.
그는 땀에 흠뻑 젖은 이방인의 출현에 상당히 긴장한 표정으로 날 주시했다. 본능적으로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인간은 위험에 처했을 때 제일 먼저 머리에 뜨 오르는 단어는 삼십육계(三十六計) 줄행랑이다. 아무리 빨리 달릴 수 있는 주자라 해도 총알보다는 빠를 수 없다. 겁에 질린 이방인이 무작정 도망간다면 경호원으로써의 불타는 사명감이 날 그냥 두지 않을지도 모른다.
가능한 한 평온한 모습으로 언덕을 넘어 갈려는 데 이 길로 가면 되는지를 물었다. 그는 이 언덕을 넘어갈 길은 없고 여기는 개인 도로이기 때문에 더 이상 갈 수 없다고 했다. 아쉬운 표정을 잔뜩 지우며 돌아 계단 아래로 불이 나게 뛰어 내려 왔다.
언덕을 내려와 해변을 따라 뛰다 원주민을 만나 섬 반대 편으로 가는 길을 물었더니 작은 골목 하나를 가르쳐 주었다. 골목을 따라 한참을 뛰다 보니 주민들이 사는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동네가 나왔다. 이 아름다운 보라카이에 이런 쓰레기 장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쓰레기에서 나오는 폐품을 모아 살아가는 주민들로 보였다.
무더위에 땀으로 범벅이 된 상황에서 목도 마른데 지독한 악취에 정신까지 혼미하다. 뒤로 다시 돌아 가기에는 너무 와 버린 것 같고 계속 달리다 보니 해변 반대 편 도로가 나왔다. 등교하는 학생들과 트라이바이크가 도로를 가득 메워 뛰기도 쉽지 않았다. 보라카이는 트라이바이크가 달릴 수 있는 도로는 하나 밖에 없다.
화이트 해변 반대편 해변에 도착했다. 거짓말처럼 갑자기 바람이 거세게 몰아 쳤다. 해변에는 Kite Board 를 타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아름다운 Kite를 잡고 Board위에서 바다 위를 미끄러 지는 모습이 정말 멋지게 보였다. 언젠가는 꼭 배워 보고 싶었던 스포츠이다. 하루에 3시간씩 3일 정도 배우는데 50만원정도 한다고 한다.
D-mall을 지나 1시간 반정도 지나 호텔로 돌아 왔다. 보라카이를 돌 수 있는 도로는 없다. 내일은 반대편으로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 아침 식사가 유난히 맛있었다. 호텔에서 K가 가지고 온 컾라면을 먹은게 다이빙 할 때 상당한 부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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