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벨로타고 제주일주-15 표선해비치해수욕장
12시 30분에 보라카이 같은 곱고 긴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진 표선 해비치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여름 같았으면 수많은 원색 수영복 입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을 해변에는 아이를 데리고 나온 동네 아저씨 한 분이 아이와 노닥거리는 모습만 보였다.
해변 근처는 공원으로 조성되어 십이지상 동물조각물을 위시한 해녀상등이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놓여 있었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돌 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회에 소주라도 한잔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나 7시30분에 호텔을 나와 5시간 동안 이제 겨우 35KM를 왔다고 생각하니 조바심이 났다.
작은 안장 위에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은 엄청난 인내를 요구한다. 특히 미니벨로는 사이클보다 몸의 무게 중심이 뒤로 가있어서 엉덩이에 가해지는 압력이 더 커서인지 엉덩이가 상상외로 아프다. 미니벨로로 하루에 220KM를 탄 적도 있어서 중간에 구경하면서 가도 120KM 정도는 아주 쉽게 갈 수 있으리라는 계획은 무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니벨로 고장
“빨리빨리”는 원래 자전거여행의 모토가 아닌데… 정해진 비행기 시간을 고려하면 느긋하게 쉴 수가 없다. 모래사장은 밟지도 못하고 공원에 조성된 조각들 사진 몇 장 찍고 갈려고 자전거 핸들을 잡았는데 자전거가 이상하다. 마치 가지 않으려는 개를 억지로 끌고 당기는 기분이 들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앞 바퀴 브레이크가 문제를 일으켰다. 오랫동안 방치된 자전거라 올 때 뒷바퀴 브레이크는 20,000원주고 고쳤는데 앞 브레이크가 또 말썽을 일으켰다. 자전거를 엎어놓고 앞 바퀴를 빼고 브레이크를 수리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J가 왜 빨리 오지 않느냐고 독촉을 했다.
자전거가 고장 났으니 조금 기다리라고 하니 들고 자기 있는 쪽으로 오란다. 짐이 5개고 자전거가 고장 나 움직이지도 않는데 그걸 들고 오라니 그 동안 참아왔던 화가 폭발했다. 기다리라고 스마트폰에 대고 고함을 질렀다. J는 분위기 파악이 안 되는지 이제까지 잘되던 게 왜 안되느냐고 계속 화를 돋구었다.
그는 바람 부는 해변을 피해 빤히 보이는 400M 남짓 떨어진 거리에서 와보지도 않고 스마트폰으로 나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평소에 남을 잘 배려하는 듯 하는 사람조차도 어려움에 빠지면 바로 이기적으로 돌아선다. 원래 그게 인간의 본성일진데 그걸 가지고 시비 거는 일은 어리석은 행동일 뿐이다.
다행히 앞 브레이크만 사용하지 않으면 그럭저럭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다음 목적지를 항해 속도를 높였다.
표선해비치해수욕장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에 위치한 표선해수욕장은 총 면적 158,678m²(48,000여 평)의 해수욕장으로, 백사장 길이 200m, 폭 800m, 수심 1m 내외로 썰물 때에는 원형의 백사장을 이루고, 밀물 때에는 수심 1m 내외의 원형 호수처럼 되어 때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물이 빠진 단단한 백사장은 뛰어 다니며 놀기에 적당한 곳이다.
정면으로 볼 수 있는 일출이 유명하며, 백사장 모래는 조개껍데기가루로 형성된 것인데 신경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모래찜질을 하면 특효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8월이면 천혜의 아름다운 표선백사장을 소재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알찬 내용이 담긴 표선해변백사대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편의시설로는 야영장, 주차장, 탈의장, 샤워장이 있다.
십이지상(十二支像)
특히 해변 주위에 조성된 공원에는 십이지상(十二支像) 동물 조각들로 유명하다. 12지지(十二地支)는 한자를 만들었던 중국 은나라에서 날짜를 세기 위해 뽑은 12개의 글자이다. 12개의 글자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이다.
이후 춘추전국시대에 들어 와서 십이지를, 쥐, 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등 12마리의 동물과 연관시켜 사용하였고, 이 동물들을 십이지수(十二支獸)라고 한다. 이지상은 십이지수의 열두 가지 동물의 상(像)으로, 보통 묘 둘레를 둘러놓은 돌에 조각하거나 관이 들어 있는 방의 내부에 벽화로 그려 분묘를 지키는 수호신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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