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용주암(龍株庵)
인간은 평등하다고 하는 것은 정치적인 구호일 뿐이고, 실제로는 태어날 때부터 불평등하게 태어난다. 오직 했으면 장자크 루소가 “인간불평등기원론”이라는 책까지 썼을까? 현실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금수저, 흙수저라는 용어 속에는 불평등을 해소시키고 싶은 중생들의 여망이 아로새겨져 있다.
평등한 게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닐 수도 있다. 팔공산에서 발견한 불교예술품의 전시장 같은 용주암은 불평등 때문에 발견한 암자이다. 갓바위, 선본사, 관암사 등의 거대한 사찰을 보고 내려 오는 길에 어쩔 수없이 보이는 사찰도 아니고 산속에 숨어 있는 작은 암자를 누구 가기나 했을까?
걸음걸이가 빠른 나는 가능한 한 와이프와 보조를 맞추려고 노력하나 그게 잘 안 된다. 항상 내가 먼저 가버리고 와이프는 뒤처져서 온다. 내려 오는 길에 보이는 용덕사에 빨리 갔다 돌아 오면 얼추 맞겠다 싶어 절에 들렀다 길목 벤치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는 데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흥분한 와이프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기가 막힌 데 있으니 빨리 오라는 거였다. 거기가 용주암이었다. 보통 사찰은 큰 절이고 암자는 작은 절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용주암은 규모가 상당히 컸다. 그래서 사찰과 암자의 차이가 뭔지를 찾아봤다.
사찰(寺刹)과 암자(庵子)
사찰(寺刹)또는 절은 승려가 불상을 모셔놓고 불도를 닦고 교법을 펴며, 불교 신도들이 예배를 위해 모이는 장소로 불교사원(佛敎寺院)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큰 절에 딸린 작은 절을 암자(庵子)라고 한다.‘庵(암)’의 본래 의미는‘마을과 일정하게 떨어진 곳에 나무와 풀을 엮어 만든 임시 움막’이다.
또 다르게 불교의식에서 사용하는 네 가지 성구를 “사물” 즉 “운판”, “법고”, “목어”, “범종” 이라고 하는데 이 4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으면 절이고 이중 하나라도 없으면 암자라고 한다는 얘기도 있다.
용주암(龍株庵)
용주암은 역사가 깊은 암자는 아닌 것 같다. 언제 만들어졌는지 소속이 어디인지에 대한 자료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엄청나게 많은 불상조각들이 늘려 있어 우리를 놀라게 했다. 팔공산 큰 절에서도 보지 못한 광경에 감탄을 연발하며 와이프의 느린 걸음걸이를 타박하던 나 자신을 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
전면에 중국에서 많이 보이는 재물을 준다는 뚱뚱이 보살을 기준으로 108개의 작은 부처동상이 있다고 하는데 108개가 더 되어 보였다. 이 모든 석조불상의 조각들을 스님이 혼자서 전부 조성했다는 데 믿어지지가 않는다.
남북통일기원탑
팔각탑으로 만들어진 멋진 화강암 탑은 ‘남북통일 기원탑’이라고 한다. 정교함과 함께 예술성까지 갖추어진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는 꼭 통일이 이루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윤장각
가운데에 일반 사찰에는 잘 볼 수 없는 “회전하는 팔만대장경”이라는 “윤장대”가 놓여 있었다. 윤판을 한번 획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은 것과 같다 하니 불경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여기 윤판을 돌려봐도 좋을 것 같다.
그 외에 산령각, 미륵전, 용왕단등의 불전이 있었고, 죽은 후 죄의 과보로 나쁜 세상에 떨어져 고통 받는 이들을 구원하고 천도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지장보살의 조각상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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