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갓바위 (2018.11.5)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 둔 부모들이 제일 많이 찾아 가는 곳 중 하나가 팔공산 갓바위일 것이다.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믿음 때문이겠지만 어떻게든 자식의 성공을 원하는 부모의 간절한 바램이 갓바위에 서려있다.
대구 친지의 결혼식 참가 후 문득 팔공산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 버린 옛 추억의 희미한 그림자라도 찾아보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누구에게나 말 못하는 가슴 깊이 간직한 연애의 기억은 있기 마련이다. 이제는 주름 깊은 중년의 여인이 되어있을, 당시 파릇파릇했던 젊은 청춘의 해맑은 미소가 그립다.
올라가는 길은 크게 대구 쪽과 경산 쪽이 있는데 대구 쪽에서 올라가면 2시간 정도 걸리고 경산쪽으로 올라가면 1시간 내로 갈 수 있다고 한다. 운동도 해야 하니 대구 쪽 주차장으로 갔다. 절정으로 치달은 단풍은 티 한 점 없는 파란 가을 하늘과 잘 어울렸다.
갓바위 까지는 중간에 몇 개 사찰을 구경하면서도 1시간 반이 걸리지 않았다. 관엄사 오른쪽 옆문을 통해 올라가는 길이 제일 경치가 좋다. 팔공산은 갓바위 말고도 50여 아름다운 사찰과 암자가 있는 불교의 보고이다. 팔공산와서 갓바위 만 보고 내려 간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갓바위
경상북도 경산시 와촌면 갓바위로 81길 176-64(대한리 산 44)에 있는 불상. 1965년에 보물 제431호로 지정되었다. 팔공산 관봉 정상에 자리하여 정식 명칭을 관봉석조여래좌상(冠峰石造如來坐像)이라고 하였으나 일반인들은 주로 갓바위라고 부른다.
높이는 4 m, 재질은 화강암인데 관봉 정상에 넘쳐나는 화강암을 이용한 듯하다. 수인은 항마촉지인을 하였다. 불상 머리 위에 넓적한 바위를 갓처럼 얹은 모습이 특이해서 갓바위라고 부른다. 통일신라 시대 9세기 초반에 불상의 몸체를 만들었으나 후대에 아마도 고려시대에 갓을 따로 만들어 올린 듯하다.
지금이야 이 돌 갓의 모습이 넓적한 판처럼 보이지만, 원래는 그 위에 다른 석재가 더 있어서 정말로 갓처럼 보였을 것이다. 관봉(冠峰)이라는 지명도 갓바위를 한자로 관암(冠巖)이라고 쓴 데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불상 머리 위에 얹은 갓은 본디 팔각형이었으나, 오랜 세월에 걸쳐 지역주민들이 불을 지르거나 장난 삼아 훼손하는 바람에 지금 모양이 되었다. 경산시와 대구광역시가 서로 자기네 불상이라고 우기지만, 시 경계에서 100 m 떨어져 있으며 행정구역상으로는 경산시소재이나 서로 다툴 일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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