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3종대회-3 81 수영
올림픽 코스 선수들이 출발하고도 1시간도 더 지나 8시50분경 나이별로 3개 그룹으로 나누어 롤링스타트로 입수함으로 생애 두 번째 스프린터 코스 시합이 시작되었다. 뭍에서 사는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행위 중 하나가 아마 찬물에 들어 가는 일일 것이다.
수영(750m)
워밍업도 없이 뛰어든 물속의 기분 나쁜 오싹함이 등골을 타고 뇌로 전해졌다. 숨도 가빠오고 뒤로 돌아 가고 싶어도 퇴로는 이미 차단되었다. 밀려 오는 무수한 검정 돌고래들이 돌아서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우리는 철인삼종에서 하는 수영을 “전투수영”이라고 부른다. 적당한 수온에 파도나 조류가 전혀 없고 레인으로 구별시켜 다른 사람과의 충돌에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이 자신의 폼만 잘 만들면 되는, 지극히 신사적인 수영장 수영을 생각하면 절망할 수도 있다.
전투수영
바다나 강과 같은 Open Water 환경은 상상외로 거칠다. 파도나 조류가 있고 수온이 너무 높아도 너무 낮아도 인간이 견디기 힘 든다. 제주도 중문에서 있었던 아이언맨 대회에서 두 번이나 수영이 취소된 적이 있다. 파도가 심해 10m도 앞으로 나갈 수 없어 결국 수영 없는 삼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 환경 이상으로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경쟁자들의 집요한 방해공작이다. 철인삼종 경기는 1978년 하와이 주둔 미국 해군 J.콜린스 중령이 창시해서인지 마라톤 같은 기록은 있지만 완전히 순위를 다투는 경기이다. 즉 적군을 죽여야 내가 살 수 있는 살벌한 전쟁터와 흡사하다.
발 잡아 당기고 등위로 올라타고 눌러서 물 먹이는 따위는 애교수준이다. 물론 일부러 그러지는 않겠지만 짧은 직선코스로 가야만 1초라도 더 당길 수 있기 때문에 수 십 명이 서로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피나는 몸싸움을 한다.
올림픽 수영장에서 같이 운동하던 3명의 초심자들의 기록이 나보다 훨씬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은 젊고 힘이 있어 내가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차갑고 흐르는 강에서 수많은 적들에 둘러싸인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의 전투수영은 경험 없이는 기록은 고사하고 살아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정도이다.
인간에게 공포는 어떨 때 생명까지 앗아간다. 차가운 물속에서 몇 대 맞고 물 몇 모금 마시면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혀 호흡이 안 되는 공황상황에 놓이게 된다. 수영 잘하는 멀쩡한 양반이 눈을 허옇게 까집고 물위에서 버덩거리는 걸 몇 번이나 본적이 있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몇 분내로 질식사하고 만다.
이렇게 대회 중에 죽은 사람도 있다. 주위에 배들도 많이 떠 있었지만 선수들이 원체 얽혀 있어 발견을 빨리 못했던 것이다. 그날은 다행히 중도에 포기하고 배를 탄 선수들은 몇 명 있었지만 큰 불상사는 없었다.
( 은총이를 태운 보트를 끌고 수영하고 있는 은총이 아버지)
스프린터코스
거리가 짧으면 훨씬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마라톤보다 5km 나 10km 대회에서 죽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봐서 오래하는 것보다 빠르게 하는 게 인간에게 훨씬 큰 손상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 짧을수록 초 단위로 승부가 결판나기 때문에 거의 한계상황까지 몰아부처야 한다. 에이지부에서 가장 빨리 바꿈터로 들어 와 우승의 발판을 구축하는 듯이 보였다.( 0:15:51)(T1: 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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