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충북지사배 탄금호 철인3종대회-5 81 사이클, 런
철인 3종 경기는 3가지 종목을 하기 때문에 매 종목이 바뀔 때마다 장비를 바꾸어 착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린 이곳을 바꿈터라고 하고 이곳에 머무는 시간도 따로 체크한다. 황토색 물에서 살아 나왔다는 안도감도 잠시 바꿈터로 뛰어가 사이클 타기 위한 준비를 서둘려야 한다.
물에서 오래 수영하면 멀미 비슷한 현기증이 생겨 수 백대 사이클이 거치 되어 있는 가운데에서 내 사이클을 찾기가 쉽지 않다. 몸에 밀착되어 잘 벗겨지지 않는 고무 슈트를 벗고 양말과 슈즈를 신고 헬멧, 고글를 쓰고 번호표까지 몸에 두른 후 사이클을 가지고 출구로 나가는 작업이 순식간에 이루어져야 한다.
사이클(40km)
우리 몸에서 제일 큰 근육이며 전체 근육의 70%에 해당하는 허벅지는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신경써서 단련시켜야 하는 부위이다. 사이클 보다 허벅지 근육을 단련시키기 더 좋은 운동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이클은 90%이상 허벅지근육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출발하는 순간부터 허벅지에 가해지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스쿼트를 2시간씩 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사이클은 스쿼트하는 강도로 몇 시간씩을 타기 때문에 철과 같은 강한 허벅지를 보상으로 받는다.
사이클 출발하자 장내 아나운서가 먼저 출발한 우리 에이지부 선수들 이름을 호명했다. 귀에 익은 5명의 선수이름이 들려 내 귀를 의심했다. 수영만큼은 항상 제일 잘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중간에 쥐도 나고 해서 뭔가 잘못된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입상은 포기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바람불고 언덕 많은 4차선 도로를 반으로 막은 2차선 구간을 4바퀴 돌아야 한다. 언덕이 나타나면 선수들의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댄싱으로 추월해 가며 우리 에이지부 사람들을 열심히 체크했다.. 거의 4바퀴째 에이지부 선수 4명을 잡은 것 같다. 그러나 달리기가 빠른 2선수가 있어 사이클에서 시간 차이를 많이 내지 못해 불안했다. (1:11:09) (t2 0:51)
런(10km)
불행한 예감은 왜 적중할까? 런 출발하자 말자 바로 달리기가 빠른 J가 앞서 나갔다. 원체 빨라 따라 갈 엄두도 못 내고 가슴의 통증을 진정시키며 호흡을 가다듬으며 2km 정도 갔을 때 나보다 나이 많은 P가 날 추월했다. 조금 충격이었다. 인간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맞닥뜨리면 충격을 받는다. 일전 사고로 최근에 거의 대회에 나오지 않았고 그 뒤 기록이 상당히 저조했다고 알고 있었기에…
달리기만큼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운동은 없을 것이다. 육체의 통증뿐 아니라 영혼의 고통까지 요구하는 아주 악질적인 운동이다. 조금 스피드를 올리면 제곱에 비례하는 고통을 지불해야 한다, 한계는 신이 인간에게 준 가이드라인이다. 우린 이 한계를 넘어서지 말아야 한다.
신의 계시를 거부하다 일찍 세상을 하직한 사람들을 무수히 봤다 한계 바로 뒤에는 죽음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잘 달리는 선수란 자신의 한계를 아는 사람이다. 한계를 절대 넘지 않는 바로 1mm 앞까지 갈 수 있는 선수가 경쟁에서 이길 것이다.
다행히도 5km 구간을 두 번 반복하는 코스인데 후반부에는 몸이 조금 풀려 P를 따라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으나 100m 정도 되는 간격을 끝내 따라 잡지 못하고 결승점에 들어 왔다. (0:50:42) (Total= 2:34:49)
Finish Line
거의 입상에서 멀어졌다고 마음을 비우고 기록증을 받으러 갔다. 탁자 위에 어지럽게 놓인 기록증 중 내 눈에 들어 온 것은 내 것이 아니라 P의 기록증이었다. 그는 나보다 4분이나 기록이 늦었다. 수영출발을 같이 출발하지 않고 2명씩 롤링스타드로 출발했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어 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동안 수영에서 통상 3분 정도 나보다 늦었던 J가 엄청난 수영훈련으로 기록이 좋아지는 바람에 J가 우승을 차지하고 내가 2등을 했다. 집념이 강한 자를 이길 수는 없다.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가 큰일에도 충성할 수 있다고 했다.
보잘것없는 시합이라고 애써 마음을 달래봐도 경쟁에서 졌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와이프는 1등에게 준 상품 사과 한 상자를 받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운 모양이었다. 서울 올라오는 내내 왜 경품으로 주는 사과를 2,3등에게도 주지 쥬스를 주었냐고 투덜거렸다.
주최측에서 준 식사권(7000원)으로 근처 할머니순두부 집에서 식사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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