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이라는 분야에 종사하다 보니 다양하게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흔한것이 천문대에 방문하는 행사 가이드를 하는 것이죠.
빅베어 천문대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Caltech)이 1970년 즈음에 만들었고, 1997년에 뉴저지 공과대학 (NJIT)에서 운영을 넘겨받게 됩니다. 태양 천문대로서 나름의 역사가 있는 이 곳은 근처 커뮤니티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천문대를 방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 끊이지 않지요.
빅베어 천문대가 비록 정부의 연구비에 상당부분 의존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NASA와 같은 공공기관은 아닙니다. 공립대학의 부속 시설이지요. 그래서 투어라는 것은 의무사항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 성의껏 지역 커뮤니티에 기여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천문대에 온 것이 2008년인데, 제가 오기 한참전부터 천문대는 외부 관람객을 받지 않았고, 다시 투어를 시작하게 된 것은 2년전부터 입니다. 매년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투어를 오기도 하고, 매달 1-2번씩 소그룹으로 투어 인원을 받기도 합니다. 돔 안은 공간이 한정적이고, 이곳에서 일하는 스탭의 수도 적어서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가이드를 하면 대략 3가지 유형의 투어그룹이 있습니다.
- 관련 분야 전문가
- 일반성인
- 근처 초등학생
이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그룹은 당연히 초등학생입니다. 보통 3학년 정도의 그룹이 매년 오는데, 제가 알고 있는 광학이나 천문학 관련 지식을 3학년의 눈높이에서 풀어내기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저의 부족함 탓이겠지만, 어떤 그룹은 그냥 멀뚱멀둥 듣다가 나가는 부류도 있고, 몇몇은 아주 예리한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어쨋든 이렇게 연구시설이 지역의 관심을 받고, 과학적인 소양에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입니다. 늘 비슷한 일을 하면서 쳇바퀴 도는 인생 같아도, 한 번씩 이러한 투어 가이드를 통해 내가 하는 일이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좋은 경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