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 / 시 ‧ 에세이 ] 자작시 (5) < 죽은 자와의 여행 > : 감성글 & 좋은 시 自進 추천 프로젝트ing - wt 여행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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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시 ‧ 에세이 / 자작시
짧은 글 / 감성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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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와의 여행
written by @sunnynight
채 버리지 못한 흔적 몇 조각이 남아버린 두 손은
주술사의 곡예마냥 허공을 그림삼아 삐걱댔고,
잡초처럼 솟아오르는 아지랑이를 짓밟으며
두 발은 그림자 위를 첨벙댔다
아쉬운 듯 자꾸만 뒤돌아보는 손바닥을 쥐락펴락 한다
너의 주소를 찾아주기 위해 이름 모를 곳에 왔다
얕고도 공손한 곳, 밀려오는 봄바람을 타고
오고가는 모든 것이 제 기억을 남기지 못한다고 했다
흙내 가득한 체취를 들켜버렸나 보다
남은 자만 추악할 뿐이죠, 봄볕만큼 심드렁한
구멍가게 그녀의 말에 꽃가루가 섞여들었다
개나리 꽃 사이로 바람이 하품을 하고
지천으로 울며 보채는 아이들이 엄마의 권태로 길들여지는
이곳은, 알맹이 없는 추억을 묻고 가기 좋은 곳이다
보름 전부터 익숙해진 내 뺨 위의 소금 길은 엉망으로 설켜있다.
마지막 채색이라 다짐해도 썩은 밧줄마냥 툭툭 끊어진다
반짝이는 표정으로 들썩거리는 냇물 한복판에 두 손을 담궜다
냉기 가득 기억을 품고 달려 나간 시간들이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신작로 옆으로 호선을 그린 꽃들 사이를 직선으로 걸었다
4시에 오기로 한 버스는 아직도 헐떡이나 보다
서산 너머로 노을이 출렁이기 전에 이 마을을 떠나야한다
아직 나의 날은 화려하고, 가끔은 추남처럼 웃어줄 여력도 있다
영혼이 불타는 들녘 어딘가에서 흔들거리다
정당한 값을 지불하는 손이 고운 누군가에게 팔릴 것이다
그리고 뭉개진 마음을 달래 이 계절을 추월할 것이다
먼지를 휘날리며 소읍(小邑)을 떠나는 버스를 무기삼아
굳어가는 풍경 위로 마지막 편지를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