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unnnside 슈앤♥입니다.
오늘은 비오는 주말에 잔잔하게 보기 좋은 영화 한 편을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해도 집에서 천천히 감상하기 딱 좋겠네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후쿠야마 마사하루, 오노마치코, 마키 요코, 릴리 프랭키 출연
포스터 속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 남자 '료타'는 성공한 건축가입니다. 돈도 잘 벌고 인정도 받는 유능한 비즈니스맨이죠. 그는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자기 주장을 내세우기보다 순응적이고 순한 아들 '케이타'를 못마땅해합니다. 아이가 더 야망있고 주장이 강한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라죠.
그러던 어느날 료타는 케이타가 태어났던 병원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됩니다. 알고보니 산부인과에서 아기가 뒤바뀌었더라는 청천벽력의 연락을요. 6년동안 키운 아이 '케이타'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니. 다른 부부의 아기를 지금까지 키우고 있었다니.
당황한 료타와 그의 아내는 자신의 진짜 아들 '류세이'와 아들을 키워준 부모를 만납니다.
자신보다 덜 부유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편하게, 하지만 넉살좋고 유쾌하게 자라난 류세이는 케이타와 전혀 다른 명랑한 아이에요. 그들이 부모도 마찬가지고요.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자신들의 '진짜 아들'을 맞교환해 살아보기로 합니다. 아이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가정이 꾸려지는 것이고,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낯선 환경이 펼쳐지는 것이죠.
영화는 뒤바뀐 가족이 새로운 완전체에 적응해가는, 소박하고 잔잔하지만 미묘한 긴장이 흐르는 네러티브를 담담히 그려나갑니다.
오래전 씨네큐브에서 영화를 봤을 때, 영화가 선사하는 긴 여운을 오래도록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스토리 자체는 진부해요. 각종 드라마에서 많이 다루는 '막장 소재'에 가깝죠. 하지만 일본영화의 감성은 이 진부하고 재미없는 스토리를 긴 호흡으로, 잔잔하고 담담하고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보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빠져들어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면서요. 슬픈 음악이나 애달픈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배우들의 눈빛, 작은 몸짓, 대사가 그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전달해냅니다. 대단한 연출력이죠. 역시 고레에다 히로카즈네요.
영화 초반, 정석대로 살아온 완벽주의자 료타의 모습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아버지일지언정 좋은 아버지는 아닌 듯 보입니다. 아이의 성향 그대로를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아이의 모습을 그려두고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아이를 탓하니까요. 하지만 그의 고정적이고 서늘한 눈빛은 차차 동요됩니다. 케이타가 자신의 진짜 부모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멀리하는 류세이의 모습을 마주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료타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아버지가 되어갑니다.
아버지가 두 번째인 사람은 없습니다. 엄마도 아빠도, 누군가의 엄마와 아빠가 되는 경험은 처음이죠. 그러기에 누구나 서툴고 실수 투성이일 수 밖에 없어요. 아버지도 그저 아이같은 초보일 뿐. 하지만 조금씩 마음을 열어 아이와 눈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살아가면서 아이가 사랑하고 의지하는 아버지가 되어가려고 노력하는 게 좋은 아버지가 되는 방법 아닐까요? 료타의 잔잔한 변화를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묵직한 여운을 주고 '아름답다'는 잔상이 강하게 남는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저는 이 영화를 시작으로 일본 영화 특유의 잔잔감성에 빠져들게 됐네요 ㅎㅎ
주말에 볼 영화로 추천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