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자극적입니다. 그러나 최근 방송국에서 스스로 '방송국놈들'이라는 유머코드로 활용해서 이렇게 적어봤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유머로 '방송국놈들'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아닙니다. 정말 '방송국놈들'이라는 불쾌함을 담은 단어입니다.
며칠 전에 한 종편 방송사에서 저에게 메일이 왔습니다. 제 블로그에 올린 사진 중에 1장을 사용하고 싶다는 메일이었습니다. 달라고 하는 사진을 찾아보니 그냥 한 건물을 촬영한 증명 사진이었습니다. 공을 들여서 촬영한 것도 사진에 아름다움이 담긴 것도 아닌 그냥 한 거리를 담은 풍경 사진이었습니다.
그 메일에는 자신을 사용하도록 허락하면 금전이나 상품권이나 하다 못해 기념품이나 방송 콘텐츠 무료로 볼 수 있는 방송쿠폰을 주겠다는 말이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공짜로 쓸테니 허락해주세요!입니다.
사실 이런 방송국의 행태는 한 두 번이 아닙니다. 4년 전 같은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제 사진을 사용하고 싶다고 메일이 왔습니다. 연락처가 있기에 제가 전화를 해서 제 사진에 대한 사용 대가를 요구했습니다. 전화를 받은 방송 작가는 소정의 기념품을 보내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러나 기념품은 오지 않았습니다.
이는 공중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공중파 방송작가가 제 사진을 사용해도 되느냐는 메일이 왔습니다. 마찬가지로 사용에 대한 대가를 주겠다는 말은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이런 여러 번의 경험으로 인해 방송사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사용할 때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구나를 알았습니다. 정작 자신들의 저작권은 철저하게 보호하면서 자신들의 콘텐츠의 재료가 되는 일반인이 찍은 사진과 동영상에 대한 대가는 지급하지 않는 것이 기본 자세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방송사에 근무하는 분들은 이상한 권위의식이 있습니다. 화려하고 방송권력에 취해서인지 일반인들은 방송사라고 하면 끔뻑 죽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당신이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사용하고 싶은데 줄 수 있냐! 식으로 당당하게 말합니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모습입니다.
전 방송사 기자라고 해서 방송 작가라고 해서 연예인이라고 해서 유명배우라고 해서 그들을 우러러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국의 후진적인 방송 시스템을 보면서 그들을 경멸합니다. 최근에 불거진 외주업체 직원에게 돈이 아닌 상품권을 준 행태가 한 두 방송사의 행태일까요?
심지어 세상을 고발하는 고발 프로그램 안의 몰상식한 모습은 또 어떻고요. 방송 적폐와 관습적으로 이루어지는 방송사 안에서의 추잡한 행동은 한국 사회의 더러움 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을 겁니다. 자신들의 얼굴에 묻은 똥은 안 닦으면서 세상에 넘치는 똥을 보고 손가락질 하는 행동을 합니다.
그래서 전 방송사에서 근무하는 분들을 보고 정신승리자들의 집합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싸잡아서 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방송사의 저질 시스템과 그 안에 흐르는 공기들이 몰상식한 게 많습니다. 그러니 남의 사진 사용하겠다면서 저작권에 대한 보상에 대한 말을 한 마디도 안 하죠.
몇 년 전에 한 통의 메일이 왔습니다. 자신의 책에 내가 촬영한 사진을 사용하고 싶다면서 사진 저작권료로 5만원을 드리고 책 출간되면 책을 보내주겠다고 했습니다. 1만원만 준다고 해도 드렸을텐데 적정한 가격의 금액을 제시했습니다. 이게 상식적인 행동입니다.
물론 책도 보내주셨습니다. 책 내용도 좋았습니다. 황룡사지 9측 목탑 소개에 제 사진이 실렸습니다.
이러니 제가 '방송국놈들'이라고 할 수 밖에 없죠.
방송작가들의 행동도 이해가 갑니다. 저작권 보상에 대한 예산이 거의 없어서 저작권료를 주고 싶어도 주지 못하는 환경인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방송사라는 이름만 듣고 그냥 사진을 주는 분들도 참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자료 제공을 거부해도 다른 블로거나 다른 사람에게서 사진을 구해서 사용할 겁니다.
방송사의 문화가 바뀌어야 합니다. 콘텐츠 생산자 중 가장 상위에 있으면 콘텐츠 생산자 다운 행동을 했으면 합니다. 그러나 쉽게 바뀌지 않을 겁니다. 그게 대한민국 방송사의 평균 수준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