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프랑스 연합군은 마지노선을 우회해서 진격하는 독일군에 연전 연패를 합니다. 전차를 앞세운 독일의 전격전에 공포를 집어 먹은 연합군은 덩케르크 해안에 갖히게 됩니다. 약 30만명이나 되는 연합군을 보호하기 위해 근처 칼레에 있던 영국군 4천명에게 철수가 없는 결사항쟁을 지시합니다. 이들의 희생과 민간인 배의 도움으로 덩케르크에 있던 30만명의 연합군은 거의 무사히 구출됩니다. 이 덩케르크 철수 작전인 '다이나모 작전'을 지시한 사람은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입니다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 반가운 배우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 <레옹>에서 깊은 인상을 주었던 '게리 올드만'이 드디어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사실 만년 조연 배우라서 남우조연상을 받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자신이 주연을 한 영화 <다키스트 아워>를 들고 나와서 골든글러브와 아카데미상까지 받았습니다.
<다키스트 아워>는 많은 분들에게 잘 알려진 작품은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개봉을 했지만 많은 분들이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본 사람들이 이 영화 꽤 좋다는 입소문이 많았습니다. '게리 올드만'의 연기가 궁금해서 봤는데 입소문대로 영화는 가슴을 쿵쾅거리게 하는 박진감과 힘이 넘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2차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영국 야당은 거국내각을 제안합니다. 단 지금 총리인 '체임벌린 총리'가 내려가고 그 자리에 히틀러라는 괴물을 예견했던 '윈스턴 처칠'을 요청합니다.
'윈스턴 처칠'은 유능한 정치인이 아니였습니다. 밤낮으로 시가와 술을 끼고 사는 술주정뱅이에다가 자유당과 보수당을 넘나들었던 철새 정치인입니다. 여기에 프랑스 고위급 정치인에게는 망상병에 걸린 사람이라고 손가락질을 받고 성격은 괴팍하고 다혈질입니다. 갈리폴리 전투 패전의 불명예까지 있습니다. 이런 처칠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내 밖에 없습니다.
영국 국왕도 처칠의 싫어함을 넘어서 무슨 말이 튀어나올지 모르겠다면서 무서워합니다. 이런 괴팍한 처칠을 꿀돼지라고 부르는 유일한 사람은 아내입니다. 처칠이 불 같이 화를 낼 때도 좌절해서 어두운 골방에 있을 때도 아내는 처칠에게 용기를 줍니다.
당신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강하고, 확신이 없기 때문에 현명한 거예요
처칠은 취임하자마자 덩케르크 해안가에 있는 30만명의 연합군 구출 작전을 펼쳐야 합니다. 그러나 전차를 앞세운 독일군의 진격 속도가 너무나 빨라서 30만명 대부분이 포로로 잡히거나 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이에 정적인 외교부 장관 '할리팩스'는 많은 영국 청년들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면서 독일과의 평화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을 합니다. 그러나 히틀러 같은 독재자와 협상을 하는 것을 치욕으로 느낀 처칠은 칼레 있던 4천명의 영국군에게 덩케르크 해안가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그것도 철수 없는 작전을 엄하게 명령합니다.
30만명을 살리기 위해서 4천명을 희생시키긴 쉽지 않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무모한 희생이라면서 차라리 평화협상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죠. 그러나 불 같은 처칠은 눈 하나 꿈쩍 하지 않고 4천명에게 전원옥쇄를 명령합니다.
이런 모습만 보면 불독 같은 강인한 총리 같습니다. 그러나 타이피리스트의 오빠가 전장터에서 죽었다는 소리에 큰 눈을 껌벅입니다. 연악함을 숨기고 있을 뿐 처칠도 두렵고 무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정적들의 공격과 진퇴양난의 상황이 된 처칠에게 한 사람이 찾아옵니다.
작년 여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영화 <덩케르크>는 다이나모 철수 작전을 생중계하는 듯한 생동감을 그대로 전한 영화였습니다. 전쟁이 살벌한 생존 게임임을 일깨워준 수작이죠. 이 덩케르크 해안가에 있는 군인들을 구하기 위해서 바다 건너 영국 정부의 노력을 담은 영화가 <다키스트 아워>입니다.
'윈스턴 처칠'이 총리 취임 후 다이나모 철수 작전까지 담은 이 영화는 처칠의 고뇌와 좌절 그리고 처칠의 거대한 버팀목이 된 아내와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혼자 반대했던 고집스러운 원칙주의자의 눈물과 용기를 담고 있습니다.
총리지만 외톨이처럼 지내던 처칠은 점점 무너져가던 중 뜻밖의 후원자와 국민들의 응원으로 거대한 몸을 다시 일으킵니다. 그리고 자신의 유일한 장점이자 모든 정적들이 인정하는 명연설을 시작합니다. 처칠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인해 유럽은 히틀러의 손아귀가 아닌 연합군의 승리의 초석이 됩니다. 당시 히틀러가 두려워서 굴욕적인 평화협상을 했다면 영국 전역에 철십자가 깃발이 펄력였고 인류 역사는 크게 후퇴했을지도 모릅니다.
이 거대한 결정을 하는 과정을 벅찬 감동으로 담은 영화입니다.
영화 <다키스트 아워>에는 V질의 원조인 처칠이 어떻게 V질을 시작했는 지와 다이나모 작전 이름이 나오는 과정 등의 깨알 재미도 있습니다. 여기에 '게리 올드만'의 명연기와 주옥 같은 대사들이 많이 나옵니다. 여기에 서서히 일어나는 후반의 '으르렁거리는 사자'의 표효 같은 처칠의 명연설은 속을 뻥 뚫어 놓습니다.
죽을 지 모르지만 항복하느니 싸우다 죽겠다는 처칠이라는 사자의 포효가 스크린을 가득 채웁니다. 개인적으로는 <덩케르크>보다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물론 두 영화는 결이 다르기에 재미의 종류가 다르긴 합니다만 오랜만에 힘 좋은 영화를 봤네요.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다만 벙커 장면이 많아서 영화 전체가 어둡고 습한면은 있습니다. 또한 액션 장면도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어둡고 습한 곳에 있는 서민의 목소리를 듣는 지하철 장면은 묵직한 감동이 담깁니다.
별점 : ★★★★
40자 평 : 가장 어두운 시기에 가장 큰 빛을 낸 으르렁거리는 사자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