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마음과 생각은 20대는 아니더라도 30대라고 생각하는 데, 생물학적 육체는 40대 후반을 달려가고 있습니다. 한 6개월 전부터는 극심한 시력의 저하를 느끼면서, 아! 이게 노안이라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젠 자연스럽게 책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볼 때는 안경을 벗고 맨 눈으로 맞이하게 됩니다.
그런데 낮에 잠깐 든 생각은, 이 나이에 굳이 안경을 쓰고 세상을 자세히 봐야 할 일이 과연 얼마나 될까... 물론 40대 후반이라는 나이가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나이는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세상을 모르는 나이도 아니지요. 그저 이제는 대충 흘러가는 것만 봐도 무엇인지는 감으로도 알 나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제 그동안 치열하게 세상을 조준하고 탐구해왔던 나의 눈들도 이제는 천천히 쉬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노안이 왔다는 사실이 그렇게 슬픈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한 나의 눈들이 이제는 그 윤곽만 보고도 나의 판단을 흐리지 않게 해주니까요. 어디 눈 뿐만 이겠습니까... 다른 신체기관들도 마찬가지이겠지요. 힘은 예전만 못하겠지만, 굳이 힘을 쓰지 않아도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갖게 되었으니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슬퍼할 일이 아니라 이젠 쉬어도 된다는 자연의 섭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 물론 40대 후반부터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경제적 지출이 있는 시기라고 합니다. 자녀들의 대학진학, 결혼준비 등... 오히려 인생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야 하는, 매우 열심히 일을 해야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노안이 왔다고 그런 일을 하는 데, 조금은 불편하겠지만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할 듯 합니다.
모처럼 휴식을 가져 본 일요일... 이젠 다 끝나가네요.. 아무 스케쥴없이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본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