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특별한 케이스라고도 할 수 있을 듯 한데,
내일모레 칠순을 바라보시는 모친께서는
현역 아파트 청소 노동자이시다.
그것도 내가 사는 아파트의 청소를 하신다.
물론 주소지는 다른 곳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어느새 아파트 청소만 15년 정도 해 오신 듯 하다.
그 중에 최근 10년을 우리 아파트에서 근무해 오셨다.
우리아파트가 올해도 10년차이니
어머님께서는 아파트 입주 초기부터 일해 오신 것이다.
처음엔 아들의 첫 집장만에 감격해 하시며
아들 아파트 현관을 매일아침 닦아주시는 것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매일까지 어여쁜 손녀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다른 좋은 조건을 만류하시고
굳이 박봉의 아들네 아파트로 근무하시게 된 이유이다.
말이 10년이지
물론 그동안 별의별 에피소드가 많았지만
그래도 한결같이 묵묵히 청소를 해오셨다는 것이
존경스럽다.
매월 보내드리는 얼마 안되는 용돈과
아파트 청소해서 모아두신 돈으로
3년전에는 어머님 평생 처음 본인명의의 아파트도 구입하셨다.
물론 아직도 집 값의 절반은 대출이지만
그래도 매월 꼬박 70만원 정도는 대출금을 상환하신다.
매년 최저임금제 영향으로
각종 편법이 동원되면 실질 인상 효과는 거의 없었지만,
특히 올해는 신입 입주자 대표회의의 오판(?) 때문에
우리 아파트 청소 하시는 분들은
모두 파트타임 형식으로 전환되어
기존 월급의 거의 60~70% 수준밖에는 받지 못하게 되었다.
아무리 아들네 집이 좋고, 손녀딸을 본다해도
너무 금전적인 타격이 크시기에
결국 어머님께서는 오늘자로 사직서를 제출하시고,
내년부터는 어머님댁 근처 다른 아파트로 출근하신다고 한다.
새옹지마라고
새롭게 출근하시는 곳은
이 곳보다 훨씬 좋은 조건이라고 하시면서
위로를 삼고 계신다.
뭐, 입주민들의 관리비 상승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의도는 알겠지만,
이번 일로 우리 아파트 청소하시는분들은 모두
내년 1월 2일자로 사직을 하신다고 한다.
문제는 새로운 임금체제에 과연 누가 우리 아파트로
청소를 하러 오겠냐는 걱정과 비판이다.
암튼...
그동안 충분히 고생하셨으니,
이제는 좀 쉬시라고 해도
본인이 힘 닿는 동안은, 앞으로 2-3년만 더
일하고 싶다고 하신다....
아무래도 아파트 대출금 상환이 가장 큰 목적이시리라...
굳이 갚지 않으셔도
나중에 시세 차익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그래도 본인 명의의 아파트에서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보내신다는 것이
자금도 내 얼굴만 보시면
그렇게 기뻐하실 수 없다.
살아생전에 자식으로서
작은 효도 하나 한 듯 하여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평생 일만 하시는 부모님 생각에
어느 자식 마음인 들 편할까....
그저
내년에도 몸 건강하시길,
손녀딸 시집가서 증손주 보시는 날까지
건강하시기만을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