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12/31 이 일요일이고, 1/1 이 월요일이 되는 바람에
지난 12월 31일 2017년을 마감하면서 가장 마지막에 한 일은,
우리 아파트단지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요일이 일요일인 관계로,
집 안 가득 쌓여있던 재활용 쓰레기를 버린 일이고,
공식적으로 첫 업무가 시작되는
1/2 화요일 현재 사무실에 출근하여 가장먼저 한 일은
화장실 청소이다.
징크스라고 할 것 까지는 없지만,
몇년전까지,
그러니까 따님이 초등생이라 밤 11시면 곤히 잠들던 시절에는
12월 31일 23:59:30부터 1월1일 00:00:30까지
약 1분간은 우리 부부는 키스를 하곤 했다.
그래도 2년간에 걸친 키스를 가장 경제적으로 한 셈이 아니던가.
하지만 따님이 중학생이 되면서
우리와 같이 새해를 맞게 되면서는
제작년과 작년에는 운이 좋아
서울 호텔에서 우리 셋만의 시간을 보내왔다.
올해는 여러이유로
(물론 가장 큰 이유는 금전적인 이유로 ㅋ)
집에서 세 식구가 연말연시를 보내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마침 일요일이고
꼭 연말이 아니더라도 일요일 밤 11시경에는 항상
재활용 쓰레기를 버려왔기에
이번 12월31일 마지막 일과는 재활용 쓰레기 버리면서
새해를 맞게 되었다.
나름 의미를 부여하자면
꽤 거창해진다.
지난 한 해 묵었던 쓰레기를 깔끔하게 처리하듯이
지난 아픔들은 모두 훌훌 털어버리고
새 희망으로 2018년을 시작하자...
그러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사무실 화장실 청소이다.
물론 나름 의미를 붙이자면
그동안 좀 지저분했던 화장실을
반짝반짝 빛나게 청소함으로써
올해에는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하고
가장 기본이 되는 것부터 성실하게 임하자....
굳이 연말연시가 아니더라도
늘 해왔던 일들도
이 맘 때가 되면 그럴싸한 의미가 부여된다.
좋은 일이라 생각된다.
그저 화장실이 더러워 청소했을 뿐인데
새해 새 각오를 다지게 되는 의미가 부여되니
나름 뿌듯하기도 하다.
평소엔 차일피일 미루던 일이
새해라는 좋은 핑계거리와 어울려
즐거운 마음으로 청소를 하게 되었다.
사실,
나이 40줄이 50에 가까워지면서
새해 각오, 목표, 희망...
이런 단어들은 그저 일상 속의 한 일부가 되어버린지 오래인 듯 하다.
굳이 새해 희망이 아니더라도
우리네 서민 생활은
하루하루가 도전이고 각오를 다져야 했으며
목표를 위해 그저 앞만 보고 달려왔을 터
꼭 새해라고 해서 거기에 더 힘을 보탤 여력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이다.
그저
1월 2일 화요일, 1월 3일 수요일, 6월 12일 무슨 요일이듯
일상의 하루일 뿐이다.
비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유치원생이나
첫 소풍을 고대하는 초등생의 마음 같지는 않을 것이다.
무덤덤하게
긴장감없이
그렇게 또 한 해가 왔을 뿐이고,
꼭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왔듯이
1월 1일이 되었든, 12월 31일이 되었든
여전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일 것이다.
무림의 고수가
한치의 동요없이
적을 단칼에 베어내듯,
이미 예건되었던 것처럼
당연히 그 다음엔 그것이 전개될 것을 예측한 것처럼
그저 365일 중의 하루이고
그 하루 일과 중의 하나가 화장실 청소였을 뿐...
시간의 수레바퀴아래에서
깔려죽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달리는 삶에
1월 1일은 그저 인생의 하루일 뿐이다.
희망적이지도
그렇다고 비관적인 것도 아닌
무념무상의 그런 시간들 속에
단지 내가 걸어가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변기 속을 수세미로 박박 밀어내면서 든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