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스마트폰을 사 주면서 한 계약이 있습니다.
절대 비밀번호 설정하지 말 것.
모든 메신저 대화는 언제든지 아빠가 볼 수 있다는 데 불만을 제기하지 말 것.
어떤 분들께서는 너무하다고 하시겠지만,
무분별한 sns세상에서 어쩔 수 없는 아빠의 선택이었다고 변명하고 싶습니다.
암튼, 딸은 울며 겨자먹기로 위 사항에 합의를 하고 지금껏 비번도 안걸고, 자기전에는 반드시 거실에 휴대폰을 놓았습니다.
처음에는 몇 번 제가 검열(?)을 했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니 좀 귀찮더군요. 별다른 문제도 없는 듯 하고... 사실 요즘 애들이 워낙 영악해서 마음만 먹으면 스마트폰으로 부모 속이는 것쯤이야 식은 죽 먹기라 생각해서, 일단은 딸을 믿고 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딸의 스마트폰에 앱을 하나 설치할 일이 있어 딸의 휴대폰에 전원을 켜는 순간, 위와 같은 카톡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뭐? 내랑 사귀자??? 갑자기 눈이 뒤집혀져서, 딸의 카톡을 열어 보았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딸은 워너원 팬클럽 채팅방에 가입되어 있고, 그 곳에는 전부 워너원 이야기로만 가득차 있더군요.
근데, 여전히 딸의 스마트폰에는 위의 사진이 그대로 있는 것입니다. 분명 워너원 채팅방을 나왔는 데, 왜 아직도 저 화면이 그대로 있지???
순간 저는 탄식을 내고 말았습니다...
저는 도로 폰은 원상복귀해 놓고는, 안경닦는 천으로 딸의 스마트폰을 깨끗이 닦아 제 지문을 지워 놓았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 마자, 딸은 바로 학원으로 갔습니다.
아직까지 제게 문자나 전화 온 것은 없습니다.
아마 몇 시간 후면... 분명 집 안에 큰 소리가 날지 모르겠습니다.
에혀...
좀 비겁하지만, 모르쇠로 일관해야 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