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초에 무용콩쿨을 다녀왔는 데, 예정되어 있지 않았던 지역 무용대회에 오늘 아침 딸을 참가시키고 왔습니다. 엄마와 딸만 내려주고 저는 아침부터 수업이 있어서 바로 돌아왔습니다. 무용학원 원장님께서 친히 부탁을 하시니 거절할 수도 없고... 다른 곳도 마찬가지이지만, 예술계는 워낙 좁다보니... ㅠㅠ
(사진은 본문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알고보니 무용학원 원장님께서도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대회였습니다. 처음에는 참가자가 별로 없을 것 같다고 하셔서, 부담없이 참가만 하는 의미였는 데, 막강 마감을 하고 보니 꽤 많은 참가자가 지원한 대회였습니다. 우승 상금도 좀 있다고 하더군요. 암튼 대회 참가하는 건 이제 거의 일상이 되어 뚝딱 준비하고는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딸은 대회성적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저 중상정도? 나머지는 학교성적으로 커버해서 국악고를 진학하고자 하는 데, 아무래도 만족할만한 성적이 안되니 불안하기는 합니다. 그 때마다 저는 그냥 공부가 제일 쉬운 길이라도 꼬드겨도, 마나님께서는 그냥 즐기면서 하라며 딸을 격려하네요... (즐기라면서 대회 끝나면 하나 하나 분석한답니다 ㅋ)
오전 수업을 마치고 막 돌아오는 데, 문자가 하나 옵니다. 왠 채점표를 보내왔는 데, 딸의 무용학원 원장님은 같은 학원 제자라 심사를 회피하셨고, 나머지 심사위원 점수로 평균을 냈는 데, 무용한지 처음으로 1등 (장원)을 했네요... 물론 기쁘고 즐거웠지만, 저는 이렇게 문자를 보내버렸습니다.
"다 아는 사람들끼리 한 거에서 1등은 무슨..."
빈 말이라도 고생했다고 해야하는 데, 제 주제넘은 심보가 또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아니거든!!!"
바로 딸의 반박문자가 날라옵니다.
이윽고 마나님께서도 친히 전화를 주십니다.
"그래도 참가자가 꽤 많았어..."
제가 워낙 학생들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학원강사 출신이다보니, 점수에는 좀 가혹하리만큼 평가가 엄합니다. 딸도 예외는 아니죠. 학교에서 시험을 봐서 반에서 2등을 해도 저는,
"시골 학교에서 2등해봐야 분당이나 서울가면 꼴애비야!"
생각해보니 성적으로 딸에게 마음껏 칭찬해 준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성적을 폄하한다해서 의기소침할 딸은 아닙니다. 제가 그렇게 얘기해도 딸은 시크하게 한마디 던집니다.
"응~ 아니야~ ㅋ"
이렇게 성격이 까칠하고 모난 아빠에게서 이런 긍정적인 성격의 딸이 태어난 준것은 감사한 일이지요. 아빠의 말에 상처받아 꿍~ 하는 것 보다는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딸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무용대회 첫 1등인데... 오늘도 무심하게 평가절하한 것은 좀 마음에 걸리네요^^ 수업 빨리 마무리 짓고 들어가서 오늘 저녁엔 딸이 가장 애정하는 양념치킨으로 환심을 좀 사야겠습니다.
딸아 아빠 마음 알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