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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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규의 대문입니다)

할엄마-노자규

엄마가된 할머니
“할엄마”

오늘은 대학교 입학식입니다

마당끝
감나무처럼 익어가는 일상속에
발굽에 밝힌 낙화처럼 은영이는
두 살때 할엄마에게 왔습니다

의지할때라고는
할엄마 뿐인 손녀를
내목숨 다하는 날까지 키울것이라고 다짐을합니다

할엄마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늙어지지 않는 청춘이듯 살아오면서
옆도 뒤로 보지말고
앞만보고 살아가며
억척으로 삶에 업적을
만드신 할엄마는

손녀 먹이러
하루하루 일한게 일생이 되었습니다

뇌경색으로 쓰러져 한쪽귀가
안들리고 거동마저 편치않아
유모차를 의지하지 않고는
걸을수 없었지만

억척으로
구르마를 밀고 다니며
폐지와 빈병을 모아
한달수입 8만원 남짓을
한푼도 써지않고 모아준 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교갔다와 치킨집 알바
주말엔 식당주방일 까지
할엄마가 주어온 폐지를
밤늦게까지 정리한것들이

헐벗은 모진세월
한숨과눈물은 힘이 되었고
약이되어 살아왔기에
서로의 손때묻은 세월이
얼음으로 덮힌 바위안으로
물이 배어흐르듯
손녀는 물고기가 되어
수초우거진 할엄마의 바다에서
살아가고 있답니다

어릴적 화가가 꿈인 손녀의 그림
그 그림엔 할엄마와 손녀
그리고 엄마 아빠가 그려져있습니다
하지만 얼굴이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왜 엄마아빠 얼굴이없어“묻는말에
태어나서 한번도 본적이 없어 그릴수가 없었다는 말에
할엄마는 구겨진 하늘을 원망해봅니다

한없이
화창하고 아름다운 어느봄날
마당에 나와
햇살좋은 빈의자에 주저앉듯 몸을 내려놓는 할엄마

“너도 사는게 힘드니”

혼자인 할엄마는 대꾸할리 없는 개에게 말을 건넵니다

자식키울 때
시간이 참 더디고 버겁더니
또 그삶을 반복하는 할엄마

안주없는 술을 마시듯
창공에 섬이된 일상은
얼마나 견뎌야 행복과
해후 할수있을까요

오늘따라 할엄마
가슴속에는 황량한 바람이불어옵니다

병원대기실
귀퉁이에 앉아
고객숙여 울고 계신 할엄마
할아버지를
이 자리에서 떠나 보낸 기억이
새벽밀물에 밀리듯 앞서서일겁니다

눈물의
슬픔뒤에 숨은 약봉지를 안고
돌아와 누워계신 할엄마
마당에 널버러진 폐지를
잘 정돈해 쌓아놓는 손녀

할엄마가
지켜보고 싶겠만 하고 싶었는데
손녀 마음대로 되질 않습니다

돌맹이를
내보이는 흙담 얼기슬기한
저흙담속에 돌들처럼
맞대고 의지하며 살아온
할엄마와 손녀의일상

할엄마의
수고로 만들어진 저담과 같이
오늘 저녁 끙끙 앓지는 않으실지..

돌아서
주무시는 등뒤로 파스를 붙입니다
이리저리 휘어진 등줄기 따라
손녀의 눈물이 따라 흐릅니다

이뼈 한마디
살한점에
자신이 살아온길이보이기 때문입니다

평생일로 굽어진 등허리에
발뒤꿈치에 매달린 아련한 골방 같은
못다진 짐하나가
아직도 들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아프지말고 늙지마셔요”

억세고 두툼하든 손
언제저래 앙상 해졌을까

“맑고 고운 하늘을
잘다려 보약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맥박을 닮아가는 손녀와할머니는
나란히 누워잠을청합니다
아마 같은 꿈을 꾸면서 말입니다

손녀몰래
할아버지 산소에 온 할엄마
평생을 농사 짓느라
밭에 살다 죽어서도 밭에 묻힌 삶

할아버지가
살아생전 마당에서 바라보든 꽃들을
무덤 가까이에 묻은 할엄마는
차마 마주보지 못하고 등돌린채로 말한마디 하신다

“그기 누워서도 꽃구경 하이소”

눈이오다 물이되듯
여지없는 목메임은
그런데로 사랑했던 까닭이었든가

오늘은 할아버지 산소에 가는날
그속을
모르는 손녀는 같이 가자고 합니다

“먼저간 영감 뭐좋다구 안갈란다 ”

올찬말에
손녀는 혼자길을 나섭니다

상석에 귤한개가 놓여 있습니다
할엄마가 몰래 다녀 가신듯 합니다

나날이 짙어가는
할엄마의 곡조없는 겨울풍경이 그려지는 듯 손녀는
말없이 앉아 애먼풀만 뽑고있습니다

아르바이트 하는데 전화가 온다
할머니전 전화인데 말이없다
끊긴다

“119“

응급실에서 누워계신 할엄마
멀리서 두개의 발바닥이 눈에먼저 들옵니다

호수보다 큰 구멍난 양말속으로
하늘도 지쳐 끝난 고원의
뼈시린 휑한 바람이 들고날며
혼자서 사경을 헤멧을 그 시림이
먼저 다가옵니다

의식이 돌아오나 봅니다

“할머니 하늘나라 가면 안돼요“

알아다는 듯 그윽한 눈길로 손녀의 손을 마주집니다

할엄마는 알고 있습니다
하늘이 불러 갈땐 할수없이
고사리 같은 손녀손을 놓아야
한다는 것을‥

할머니가 없는 집은 난립니다
아수라장 같은 집안 꼴
눈에 보이면 그몸으로도 일할까 싶어 손녀는 치우기시작합니다

치우는 손길마다
할머니의 살아온길을 따라가면서
지금까지 몰랐던것도 알아갑니다
게으른 구름한점이 울음을
대신하는 까닭은
할머니에 대한
내 앏이 모자라서일겁니다

오늘 부터는
손녀가 앞에서 끌고
할엄마는 뒤에서 따라옵니다

언제까지
이일을 할엄마가 할지는 모릅니다

할엄마가
걸어온 이길을 같이 걸으며

할엄마가 길에서 보낸 지난 세월
바람과 같아 볼수는없지만
느낄수는 있을것 같습니다

-당부의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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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자규”를 꼭 밝혀주시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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