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갈대밭-노자규-
오월의 갈대밭에 가 보았는가
늙수그레한 아재 갈대와
가슴벅차게 올라오는
푸르고 푸른 갈잎과의
다정다감한 수런거림 들리는
나그네 새
저 알락꼬리마도요도
오월의 수런거림이 좋아
트 트 트, 쫑 ~ 쫑 ~
맞장구를 치며 갈대밭에 머문다
이미 미이라가 된 아재의 갈꽃은
조그만 바람에도 기폭처럼 흔들거리며
벅차오르는 푸른 것들에게
지난 여름 불어닥친 태풍의 위력과
어린왕자가 거쳐간
별들에 대해 얘기해 준다
푸르고 푸른 것들은
노루처럼 귀를 쫑긋 세워
밤이 깊어가는 줄도 잊은 채
아재가 전해주는 이야기 들으며
사각사각 제 몸을 가져다 부벼댄다
보라, 아재와 한창 푸른 것들
서로 쓰다듬으며 껴안으며 살아가는
저 오월의 멋진 동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