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도-노자규-
아직 동살이 잡혀오기 전
장지문을 열고 나서는 두 사람
마당에서 반갑게 맞이하며
컹컹짖는 개검지 입술에 대고 쉬잇! 소리에
개짖음 멈추고
다투어 고무신 엄지발가락으로 당겨 신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문 없는 대문을 나선다손에는 큰 글씨 성경책과 찬송가
어느새 동구를 지나 읍내로
엿가락 처럼 길게 이어지는 신작로 따라
서편에 기운 우련한 달빛 속으로
실루엣처럼 미끄러져 간다쏴~하며 산기슭 솔밭을 돌아
마른 수숫대 서걱거리며 달려오는 해풍
두 사람 눈가에 서성이는 선잠 떼어내지만
연이어 이어지는 하픔은 어쩔 수 없다누리끼한 흰 수건 머리에 쓰고 걷는 큰 그림자
간간이 뱉어내는 마른기침 소리
상체 앞으로 숙여 그 뒤를
바투 따르는 까까머리
손등으로 콧물 씻어 낼 때
저 멀리 들려오는 예배당의 종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