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에 머무는 행복 -노자규-
비온뒤 움푹파인 마당에
물이 고이면 별이든다
한밤에 울려오는 전화벨..
삶에 터전인 바다를 둥지삼아
외아들 하나 뒤바라지 하느라
눈물꽃이 매달린 엄마의 전화다
앓아 누우신 아버지의 위독하다는 다급한 어머니의 목소리
병원에 도착한 나는 입구에서 울고있는 어머니를 따라
영안실로 향해야 했다
하얀천 부둥켜안고 오열했지만
그것은 나의 철없는 울부짖음에 불과했을뿐..
새벽별 사이로 망망대해
끌어안으며 견뎌온 내아버지
어두운 먹물같은 바다속에
묻힌시간 달빛되어 사라져갔다
아내와 딸의 만류를 뒤로하고
“이런 아빠라서 미안해 ”
라는 기약없는 말한마디 남기고
숨겨진 질서를 위반하며
잎이 그렇게 나무를 떠나듯 나는 도시를 떠났다
파도와 자갈이
불러주는 노랫자락 같이
어부의 삶이 녹녹할리 없것만은
내몸은 어느새 어부가 되어있었다
바다에 시간을 맞춰
살아가는 어촌의 하루
바다에 미끄러지듯
떨어지는 해를 등지고
항구로의 귀환은 마무리가 아닌
또다른 일의 시작
절박한 삶을 곰삭이며
세상살이 이야기 덤으로 얹어지는
항구는 어부들의 마당이다
“거물코 수선하는 어부‘
“갯마을 아낙네들의 조개잡이” 가
늙어가는 청춘이 된곳이다
막 건져올린 태양을 등지며
갯마을 사람들이 아픔을 노래한다
언덕배기 두어집 사이로
속정 깊은 내엄마가 서계신다
바람도
고단한 삶도
쉬어가는 저언덕에
가난은 내어머니의 삶처럼
낮은곳이 아니라 저높은곳에
언제나 머물렀스리라
그렇게 아버지를 기다린 세월속에서
자식으로 이어지는 저 고달픔이
“만선보다 무탈을
빌고 빌었을 그 가슴졸임이”
내려온지도 벌써
육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집에오면 늘 하는 습관하나
핸드폰을 열어보는 사색의 시간
기다림에 휘청인다 해도
오늘도 나는 “아내”라는 글자를 애타게 찾고 있나보다
방안에 널부러진 소주병 조각들이
늘 같은 기다림에 휘청거리다
이불속에서 나란히 누워 잠잔다
한숨이 지나치는
밤이주는 고독이 싫다
“하루가 전부 낮이였어면...”
세월이 가는길에
뜻하지않는 동행이 이어지는날
못난결심을 한 자식이
고맙기도하지만
들어내고 비워내는
아들의 일상에 마음이 아파
안스러움에 묵은 겨울의 앙금을
털어내듯 빨래감을 채워
옷가지 몇벌과 챙겨진 가방이
현관앞에 걸쳐져있다
어머니는
자신을 위해 가족의 정 뒤로하고 새벽별보고 나가는 자식이
안쓰러워
“다시가거라 ”는 말에
봄비에 잠든 낙엽처럼
난 이불을 뒤집어 쓴다
해무로 채워진 새벽
바다바람으로 딱아내니
금새 푸른하늘이 올려다 보인다
어디서 달려온 아침인지
돗대위 붉은깃발위에 매달려 있다
마음은 바다에 두고
배고픈 하루를 보상 받으로
집으로 가고 있다
대문에 편지한통에 마음이 썰랜다
누가볼까 비밀스럽게
딸아이의 편지를 읽어간다
“방한칸 짜리 작은집으로 이사한일”
“혹 나중에 아빠가 와서 집을 못찾을까봐 약도를 그려 대문
작은 우편함에 넣어뒀다는말“에
더 이상 편지를
읽을내려갈수가 없다
눈감고도 선명히
그려지는 추억의 영상에
봄날의 실졸음 오듯 그렇게 눈을 감는다
빗방울 하나에도
내리는 이유가 있듯
“늙어버린 여유로움 속”일까
병원비 때문에
혼자 뱃일할 아들걱정에
한사코 만류했든 수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엄마
나만 태우다 굳는 촛불만이
파도로 태어난 아픔을 이해하듯
하루 한삶 뒤로하고 수술하는날
“병상에서야 찾아온 엄마의 휴식”
이 나를 또 한번 철들게 한다
엄마의 감청색 점퍼에
묻어드는 슬픔 넘어로
퇴원하는 길
서성이는 갯바람 사이로
어머니를 업고 집으로 가고 있다
선척장 도선넘어로
파란 트럭에 실려진 이삿짐
창밖으로 손흔들며
내려서는 아내와 딸
막잡은
회 한토막과 소주한잔처럼
뜻하지 않게 마주선 나의가족
딸이 얼른 안기며 말한다
“아빠 나 여기서 학교다니래 ”
엄마가
그리고
서울 우리집 팔았어
여기서 할머니랑 아빠랑 같이 살거래
쫑알쫑알 말하는 딸의 어깨 넘으로
별빛보다 밝은 아내의 얼굴이 미소되어 내려앉는다
나의 눈가에
고마움과 행복감에 눈물이 흐른다
한평의 텃밭과
한줌의 흙으로도
느낄수 있는 이행복이 내게로 왔다
노을빛 그려진 포구를 따라
엄마를 엎고
딸과 아내랑 걸어가는
아버지가 그려준
이 바다의 행복
배에는 아내랑 내가
낭만 어부가 되어있다
멀리서
할머니와 새벽녘 눈비비고 나온 딸아이의 하품소리가 울려퍼지며
어촌에 머무는
가족의 두 번째 행복은
그렇게 시작되였습니다
-당부의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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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자규”를 꼭 밝혀주시길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