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손짓-노자규-
광주에서 자취를 하던 내가
고향집에 내려가면
엄마는 고샅길 이집 저집을 돌며
윤덕이 엄마 있소? 점배 아재 지시요?
돈을 빌리러 다니셨지, 광주 갈
딸의 월사금(月謝金)과 용돈
빌린 돈 꼬깃꼬깃 몸빼 괴춤에 넣고
머리에 쓴 흰 수건 위로
쌀자루, 푸성귀 이고 이고
흙길 신작로 따라 읍내 차부까지
땀 흘려 오셨지
내가 버스에 오를 무렵
몸빼에서 꼬깃꼬깃 만 원 짜리
천 원 짜리 몇장 꺼내 쥐어주시던
거북등 처럼 쩍쩍 갈라진 엄마의
시커먼 손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서서
아여 가라! 어여 가라!
손짓하시던 우리 엄마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꿈속에 오셔서
어여 가라! 손짓하신다
꽃보다도 아름답고 향기로운
엄마의 그 손짓
나를 아들처럼 키우신 우리 엄마
너무 보고 싶다
자랑스런 나의 이름도
남자이름이라 놀리던 나의 이름도
나는 자랑스럽다
그런 엄마의 딸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