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노자규-
임을 뜨겁게 열망하던 사월의 노래는
서울역 광장의 격정을 넘어
남도의 한 도시로도 뜨겁게 번졌지
임을 보고픈 열망에 재수생이던 너는
전두환이 물러가라 좋다! 좋다!
신현확이 물러가라 좋다! 좋다!
스무살 또래의 행렬에 끼어
도청앞 금남로와 도시의 이곳저곳을 쏘아다녔지
그런 오월의 봄이 더욱 무르익어 갈 무렵
동장군들이 불시에 들이닥쳤고
꽃같은 이들이게 처참한 죽음과 상처를 입할 때
그 도시의 주민으로 등재되어 있던 너는
그 도시를 경계를 벗어나고 말았지
그 후부터 임과 그 도시를 사수했던 이들에 대한
무한 부채의식은
'사~아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싸우자던 뜨으~거운 맹세 ~'
이 노래가 울려퍼질 때마다
쐐기가 되어 가슴 이곳저곳을 깊이 파고들어
아픔과 부끄러움에 대기업의 직장 생활도
접은 채 한동안 르포라이터로 살아왔으나
훗날, 임을 지키지 않았던 이들이
지켰다고 꾸며 국가유공자가 되고
또 그 도시의 일들이 북녁의 사주였다고
씨부렁거리는 군부독재 잔당의 망령들을 보면서
이제는 더 이상 부채의식은 갖지 않아도 된다고
어짜피 누구는 역사의 주춧돌이 되고
누구는 서까래가 되지만
또 누구는 그것을 떠 받치는 이름없는 자갈과
모래가 되어야 하기에
너는 떠난 임과 그 도시의 명예를 더럽히는
구린내 나는 삶은 최소한 살지 않았기에
이제는 그 도시의 기억에 대한 부채의식
더 이상 갖지 않고도
'사~아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싸우자던 뜨으~거운 맹세 ~~'
아주 당당하게는 아직도 아니지만
흥얼거리며 함께 부를 수 있게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