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겨진 이정표가 바람에 울고 있다. 향방이 지워진 거리에서
무작정 내딛는 내 그리움 바람따라 구름따라 오늘은 방량이다.
간밤 하얀 임의 가슴은 모두가 타인인 걸 이 밤 행장을 꾸려 뒤척이며
임의 내음에 감싸인 투명한 본능을 헝클어진 낙조에 다시금 씻어본다.
아! 깜한 하늘 저곳 상념의 작은 길섶으로 고랑 넘어 우물이 있는
어느 파란 고독의 마을에 회색의 밤비가 나리고
끝없이 일어서는 내 속의 짙은 애련의 형상을
임이라 말하리까? 그냥 묻지마라!
내 여로의 긴 인고의 가슴을 여기에 놓아버리고 이 밤도 너의 동그란 하얀 가슴에
하염없이 나리는 밤비 밤비이고 싶다.
twis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