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대원들의 뒷쪽에서 어느 물체가 빠르게 앞으로 뛰처나갔다.
그 물체가 서하라는것을 금방 알아챈 대원들.
건조한 공기속에서 서하의 총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다.
서하는 총을 쏘면서 드레드와의 거리를 급속하게 좁혀갔다.
이미 드레드의 상처가 아무는것이 눈에 보였다.
'역시…총으로는 타격을 주는건 무리인가…'
20m.....15m.....7m......
탄창에 있는 총알을 다쓰자, 서하는 권총을 빼들어 응사하면서 계속 달려들었다.
그 괴물도 이에 응하여 서하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괴물과의 거리가 2m에 다달았을때,
괴물이 팔을 휘두르는 동시에,
서하의 등 뒤에서 은빛 무엇가가 나와서 그에 응전했다.
"끄라아아아아아아!"
드레드는 진격을 멈추고 고통에 휩싸여 뒤로 물러났다.
서하의 손에 있는건,
이 시대와는 걸맞지 않은 창이었다.
고요하게 차가운 빛을 뿜어내는 은빛의 창.
나타난 괴물을 단죄하듯 은빛 섬광이 다시한번 공기를 갈랐다.
"끄라아아아아아!"
고통으로 뭄부림치는 드레드.
서하는 때를 놓치지 않고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드레드가 반사적으로 팔을 휘둘렀다.
허나,
서하는 이를 미리 '감지'하고 이미 회피하고있었다.
부웅
허공을 가르는 팔.
품에 파고든 서하는, 창을 괴물의 어께죽지에 박아넣은뒤, 가슴팍을 걷어찼다.
드레드가 벽쪽으로 날아가 박히자, 이때를 틈타 서하가 소리쳤다.
"무장 전개!"
서하의 귀에서 어떤 음성이 흘러왔다.
"코드네임 [EINHERI(홀로 싸우는자)], 음성 인식 확인.
인증코드 S26-OA03 인증완료.
대 드레드전용 지향성 음파병기 시스템, [AVALON(아발론)] 온라인.
AVALON코드 NS0924 [GUNGNIR(궁니르)] 기동 완료.
반갑습니다 연서하님.
실행 모드를 설정해주십시오."
"모드: 랜스"
"실행모드: 랜스.
인식완료."
갑자기 서하의 창이 변하기 시작했다.
아까는 평범한 창이었지만, 지금은 창이 변화하여 거대한 랜스가 되어있었다.
돌진하여 최대, 최강의 일격을 위해 모든것을 포기한 무기.
중세의 위풍당당한 기사들의 모습이 연상되는 형태였다.
서하는 창을 들고 드래드에게 겨누었다.
서하의 눈에 있는 타게팅 렌즈가 드레드를 감지하고 과녁에 록온하는것이 보였다.
다시한번 귀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타겟 인식 완료.
[GUNGNIR], 전개."
갑자기 서하의 주변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민병대원들은, 처음보는 광경에 겁에 질려서 뒷걸음치고 있었다.
서하의 주변에서 진동하던 힘이, 창으로 모여들어서 거대한 창끝을 형성했다.
창에 모이자 갑자기 진동이 멈췄다.
그리고, 서하의 귀에서 다시한번 들려왔다.
"[GUNGNIR], 전개완료.
전력으로 드레드를 격퇴하십시오.
행운을 빕니다.
Victoria Humanum(인간에게 승리를)."
그순간, 서하가 앞으로 돌진했다.
아니, 튕겨서 쏘아졌다고 말해야할까?
엄청난 충격파를 흘리며 한줄기의 은빛창이 되어 날아갔다.
마치 거대한 악을 찢는 기사의 검처럼.
돌진하는 서하의 눈에는 경악에 물든 드레드의 눈이 또렸하게 보였다.
그리고,
쿠직
서하의 창이 드레드의 가슴에 정확히 파고들었다.
창끝이 파고든 그 순간,
창에 집약되있던 압도적인 힘이 충격파의 형태로 해방됐다.
쿵.
창 형태로 퍼진 충격파는, 그 자체로 드레드의 몸을 찢어 버렸다.
신음소리도 내지 못한채 절명해 버린 드레드.
서하는 덤덤하게 드레드를 뚫고 벽에 박혀버린 창을 뽑았다.
조금전 뿜었던 그 힘은 온데간데 없이, 조용히 차가운 빛을 뿜어내는 창을 바라보다, 서하가 중얼거렸다.
"기동 종료. 대기모드로 전환."
"[AVALON] 시스템, 기동을 중지합니다.
대기모드로 전환.
수고하셨습니다."
랜스의 형태였던 창이, 갑자기 다시 일반적인 창의 형태로 접혀졌다.
조용히 창을 바라보다, 다시 은빛 막대기로 변환시켜 집어넣었다.
지금까지 그 광경을 목격한 정훈은 놀란표정으로 서하를 바라보았다.
"어…저…그…"
말을 제대로 못꺼내는 정훈을 보며서 서하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뭐에요, 음파병기는 처음봐요?"
"그건 아니다만…음파병기가 이렇게 강했나? 전에 본 병기는 이렇게 강력하지 않았는데…"
"그야 당연하죠. 이래봐도 저, A급 오버리미터라고요?"
"그…그게 진짜인가?!? A급은 이런 임무에는 투입이 안되는걸로 알고있는데?"
"…지원 요청이 들어왔을때 본부에 남아있는 오버리미터가 없었거든요…"
사실 말이 A급 오버리미터지, 사실은 겉만 으리으리한 종속노예라고는 말못해, 라고 속으로 말하는 서하.
박정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까는 미안했다. 무슨 어린애가 지원을 오길레 말이 심했던것 같군. 용서해주길 바란다."
"뭐, 신경쓸건 없어요. 그게 당연한 반응이니까."
서하가 어께를 으쓱하자, 피식하고 웃는 정훈.
사실 웃는다기 보단 오랑우탄이 이빨을 들어낸것 같았지만, 서하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정훈이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사체를 수습하고 돌아가볼까…"
"으으으…단 돌아가서 자야겠다…"
중얼거리며 드레드가 있는곳으로 돌아선 서하의 시선이, 굳었다.
심장이 관통당한 드레드가, 일어나 있었다.
'어…어떻게? 일격사 당했는데?!? 분명히 숨통을 끊어놨을 텐데…"
서하는 무기로 손을 뻗었지만, 이미 드레드는 그를 향해 도약을 했다.
"큿…!"
닥쳐올 고통에 눈을 감았다.
그때, 들려왔다.
"무장전개!"
콰득.
그리고 들려오는, 쇠가 살을 가르는 소리.
눈을 뜨자, 그와 드레드 사이에는, 어느 소녀가 서있었다.
갈색 머릿결을 지닌, 전투의 여신을 보는듯한 위풍당당한 모습.
대충 묶은 그녀의 머리가 드레드의 공격을 막은 여파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 소녀는 은빛 방패와 검을 쥔채, 서하를 뒤돌아 보았다.
가련한 얼굴에 백옥같은 피부.
다른 사람이 보면 한눈에 천사를 떠올렸겠지만, 지금 서하는 악마를 떠올리고 있었다.
소녀의 눈빛은 차갑게 서하를 찌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그에게 말하고 있었다.
끝. 나. 고. 보. 자. 라고…
서하를 째려보던 그녀는, 시선을 다시 드레드에게 돌렸다.
은방패로 드레드를 후려친 그녀는, 검을 치켜세웠다.
쓰걱.
아무런 느낌도 없이 드레드의 머리가 날아갔다.
쿵.
힘없이 다시한번 쓰러지는 드레드.
소녀는 한숨을 내쉬면서 중얼거렸다.
"기동종료, 대기모드"
그녀의 방패가 접혀서 작아졌고, 검도 축소되어 단검크가 되자, 무장을 집어넣으면서 서하를 째려보았다.
'윽…."
안절부절 못하는 서하를 노려보면서 소녀가 입을 열었다.
"연서하."
"으…응?"
"일단 좀 맞자."
빡
순간 서하의 눈앞에 별이 보이면서 뒷통수에 둔탁한 아픔이 몰려왔다.
소녀는 서하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아니!"
퍽
"파트너가 떨어졌는데!"
퍽
"아랑곳 하지도 않고!"
퍽
"그냥 무시하고 가?!"
퍽
"그러고도 네가 파트너냐아아아!!!"
"그…그만!!! 항복! 그만 때려어어어어!"
귀에서 승혜의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웃은 나머지, 숨도 제대로 못쉬는 승혜
"끄윽…끄윽…서하야, 너 나 싫어하지? 지금 날 웃겨서 죽이려 하는거지? 아이고 배야…"
다시한번 박장대소 하는 승혜.
짜증난 나머지 통신기의 전원을 껐다.
이때, 정훈이 끼어들었다.
"저기 서하…? 여기 이사람은…?"
"아, 이녀석은 리엔. 제 파트너 입니다."
서하를 추가로 때리려고 하던 리엔은, 정훈을 보자 자세를 바로잡고 정중히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소개받은 리엔입니다. 연서하의 파트너를 맡고있습니다."
"아, 반갑습니다."
정훈은 시선을 서하에게 돌리면서 말했다.
"…파트너가 아퍼서 안왔다고 하지 않았나?"
"아…그…이녀석은 사실 머리가 아퍼…"
퍽
"으이구~하여간 꼭 매를 벌어요 매를!"
주먹을 다시 치켜드는 리엔
"아! 항복 항복!"
"항복은 무슨!"
우드득
리엔이 서하에게 슬램초크 기술을 걸자, 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진짜! 그건 사고였다고 사고오오오!!! 잠깐 잠깐?!? 내 몸에서 이상한 소리가아아아?!?"
"위후~리엔 기술도 좋아졌네! 저는 별 4개 드리겠습니다."
갑자기 귀에서 기술평가를 하는 승혜를 놔두고, 살기위해 몸부림치는 서하.
'아니근데, 분명히 통신기를 꺼놨을텐데..?`
이렇게 둘이서 아웅다웅 다투던 찰나, 서하의 귀에 갑자기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뭐랄까…무언가 서서히 무너지는 듯한 소리…
서하의 눈이 번쩍 뜨이면서 소리쳤다.
"이런 젠장! 이 건물에서 나가요! 빨리!"
정훈이 어리둥절해 하면서 말했다.
"뭐? 히지만…"
"아진짜! 우리모두 뒤지기 전에 빨리이이이!!"
허둥지둥 건물을 벗어나려고 일어선 그 순간,
툭
정훈의 옆에 뭐가 떨어졌다.
슬그머니 그 물체를 보았다.
작은 콘크리트 조각.
천장을 보았다.
"…젠장…"
천장에 가있는 수많은 금들.
콰득.
다시한번 천장에 금이 갔다.
정훈은 먼저 뛰면서 소리질렀다.
"XX 뛰어!!!!!!"
이제서야 다들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는지, 부리나케 건물 밖으로 나갔다.
"헥…헥…헥…"
"휴우…위험했다…"
모두가 건물에서 떨어졌던 찰나,
쿠구구구궁…
건물이 완전히 무너지는게 눈에 보였다.
귀에서 승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야…또 부셔먹었네? 너희들 돌아오면 대장한테…"
"오케이, 거기까지."
얼굴이 창백해진 서하는 뒷일을 생각하기 싫었다.
서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났다.
'젠장….'
남자는 가슴으로 운다고 했던가?
지금 서하는, 가슴으로 있는 힘껏 미래의 자신을 위해 울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