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쉬컬러드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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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컬러드 1화

프롤로그만 올릴줄 알았죠?

삼연참을 할테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임전무퇴-(1)

어느 겨울날.

차가운 바람이 부는 맑은 하늘 아래에서 흡사 오랑우탄처럼 무지막하게 생긴 거대한 남자가 그의 체격과 비교했을때 확연히 볼품없어 보이는 어느 청년에게 으름장을 놓고 있었다.

"네가 본부에서 온 지원이라고? 윗대가리들은 이런 일을 장난으로 아나?"

그 으름장을 듣고 있는 청년은 당장이라도 수면부족으로 쓰러질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니까 제가 바로 그 지원이 맞는데요...여기 신분증도 있고, 무장도 다 챙겨 왔는데......요."

"그런 상태로 무슨 지원이냐 지원은! 면상은 딱 죽을상인게...."

"...본인 앞에서 말이 지나친거 아니쇼?"

이렇게 말하는 청년은 확실히 '강함'과는 동떨어져 보였다. 조금 큰 키에 마른 체격. 아무렇게나 자란 흑발.

수면부족으로 죽을상이 되어있던 얼굴에 반쯤 감긴눈.

만약 그 눈이 회색이라는 특징만 없었으면 소위 말하는 무색무취형 인간이었을 것이다.

"쯪...네가 정말 지원요원이라면 일은 제대로 해라. 난 제 7번 외주구 민병대 소속 박정훈이라고 한다."

"서하. 연서하라고 합니다."

사실 서하는 파견나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일하는 것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민병대가 활동을 할때는 반드시 신서울 방위 본부의 산하조직인 '기사단'에서 파견한 요원과 함께 활동하라는 법이 만들어 지면서 원래 사이가 좋지 않았던 신서울 방위군와 민병대사이가 더 벌어진 탓도 있다.

서하같은 파견요원은 민병대원에게 환영받지는 못했다. 민간 조직인 민병대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법이었지만, 민병대 입장에서는 정부가 자신들을 신뢰하지 못해서 만든 법률로 여겼기에 영 탐탁하지 않아하는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래. 잘부탁 한다 서하군. 지원을 왔다면 신분증좀 보여줘보록."

서하는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네 오랑우탄(정훈)에게 건네 주었다.

"푸하하하하!"
갑자기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

"뭐야 이거?네 녀석 사진 속에서도 죽을상을 하고 있잖아!"
".....아저씨 미간에 총쏘기 전에 빨리 사건부터 설명해 주시죠?"

"크흠흠. 알았다."
갑자기 정훈의 표정이 굳었다.

"약 30분전, 이 아파트 3층에서 사는 어느 여자분이 윗층에서 수상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신고가 들어왔다. 근처에 있던 대원 네명이 현장으로 출동혔지만, 얼마후 연락이 끊겼어."

서하는 건물을 올려다 보았다.

신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방벽 바깥에 위치한 외주구의 아파트들은 거의 전쟁 전 건물들. 따라서 폭격으로 인한 파손이 큰 관계로 굉장히 취약한 곳만 보강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되는데로 정부에서 재건축 및 수명연장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마 이 허름한 아파트는 그런 혜택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연락이 끊겼다면 그냥 단순히 무전기가 전원이 나간게 아닌가요?"

"그럴리가 없어. 무전기의 배터리는 순찰전 상시로 점검하니까."

서하는 잠시 곰곰히 생각했다.
"바이러스 검사결과는 나왔나요?"

"음. 바이러스 감염도 70%. 결과 신뢰도는 90%다."

"....그럼 틀림없군요. 더 늦기전에 들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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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베이터가 고장난 관계로 서하와 정훈, 그리고 k-2소총으로 무장한 민병대원 두명은 4층까지 계단으로 이동했다.

올라가던 중 갑자기 정훈이 물었다.
"그런데 네 파트너는 어디에 있지? 분명히 파견요원은 2인 1조로 행동하는 것이 원칙 일텐데...?"

"그게....그녀석이 아파가지고 말입니다! 하하하."

절대로 중간에 떨구고 왔다고 말못해, 라고 서하는 생각했다.

'.....난 그 녀석한테 죽었다.'

굉장히 오랜만의 출동인 관계로 흥분한 서하의 상관은 밤셈 서류작업을 마친뒤 낮잠을 자고 있는 서하를 강제로 흔들어 께운 다음에 서하와 그의 파트너가 출동 준비를 하는 동안 계속 설교를 했다.

설교에 짜증이 난 서하는 성급히 사건 현장으로 오토바이를 몰았고, 이때문에 서하가 출발전 점검을 하지못했던 오토바이의 사이드카의 연결고리가 그만 주행중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

그의 파트너가 탄체로.

'......그녀석은 튼튼하니까 죽지는 않았을꺼야...... 아마도.'

서하가 속으로 앞으로 닥쳐올 후폭풍에 관해서 처량하게 자기위안을 하고 있던중, 일행은 4층에 도착했다.

정훈이 안내하는 곳까지 따라가니, 어느 집 문 앞에 또다른 민병대원 두명이 문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었다.

"엇! 박정훈대장님 오셨습니까?"

" 그래. 상황보고 하도록."

"방금전 민병대원 세명이 현수하강 하여 진압작전을 펼쳤습니다만...대원 한명이 전사하고 두명은 현제 중태입니다."

"쯧. 역시 드레드 상대로는 그정도는 씨알도 안먹히는건가."

"에초에 그정도로 드레드가 진압당할수 있다면 우리 인간이 '1차 정화전쟁'에 패배하지 않았겠지요."

서하가 정훈의 어께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1차 정화전쟁.
그것은 아직 국가라는 개념의 단체가 있던 시절 있었던 대규모 드레드 박멸작전이었다. 그때는 아직 드레드의 위험성을 제대로 파악못했던 시절로, 국제 연합군은 중국 베이징에서 핵미사일까지 동원한 대규모 전투를 벌였으나....패배하고 만다.

이로인하여 드레드는 더욱 파죽지세로 퍼져나갔고, '2차 정화전쟁'에서 인류가 패배했다면 아마 지금 인간을 멸종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드레드의 상태는?"

"저 그게...전혀 미동이 없습니다."

"그런가...."

서하는 자신의 무기를 가방에서 꺼냈다.
그가 꺼내든것은 특이한 모양의 쇠막대와 Mp7 기관단총.

서하는 탄창을 확인했다.

"후우우...."

그는 크게 심호흡을 했다. 현장에 돌입하는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할때마다 매번 떨리는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그것은 아마도 그의 생존 본능이 돌입을 거부해서 일것이다.

서하는 다시한번 심호흡을 했다.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의 냉정함이 돌아오는것을 느꼈다.

딸칵.

서하가 무기의 안정장치를 풀자 다른 자경대원들도 소총의 조종간을 '안전장치'에서 '완전 자동사격'으로 바꿨다.
서하가 신호를 주자, 정훈과 다른 부대원이 샷건을 가지고 문의 경첩을 날려버렸다.

서하는 문을 발로 걷아차고 내부로 밀고 돌입했다.

내부는 깨끗했다.
드레드는 커녕 먼지 한톨도 없을정도로.

서하가 물었다.

"저...정훈씨. 이 집 주인은 누구죠?"

정훈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에....그러니까....이름은 박준선. 42세 남자. 최근에 직장에서 신서울 공업지구에서 일하는 남자다. 가족은....딸아이 하나가 있군."

"그런가요....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승혜야, 들려?"

잠깐의 침묵후, 그의 서포터인 승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제야 불러주는거야? 하마타면 지루해서 졸뻔했잖아!"

서하의 귀에 달려있는 무전기에서 장난끼 넘치는 여자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끄악! 야! 내가 무전기 끼고있을때는 큰소리로 말하지 말랬지?!?"

"헤에....난 목소리가 원래 크다고? 그나저나 서하 너, 니 귀보다 네 목숨을 더 걱정해야 되는거 아니야? 우리 서하는 배짱도 좋아~ 파트너가 오토바이에서 떨어저 나갔는데 본인은 졸음운전 때문에 눈치도 못채고~"

"시...시끄러. 어서 빨리 이번 피해자의 목소리나 들려줘. 이름은 박준선, 42세. 공업지구 노동자다."

"음...박...준....선.....아 이분이구나. 헤에...꽤 훈남인데? 미중년이다 미중년! 그리고 목소리 파일이....여깄다. 들려줄께."

몇초후 서하의 무전기에서 부드러운 중년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서하는 목소리를 들은후 눈을 감았다.

"박정훈씨, 대원들을 잠시 조용히 시켜 주세요."

"...너 지금 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빨리하는게 좋을게다. 어서 빨리 감염자를 찾으러 가야ㅈ...."

"지금 찾으려고 하는겁니다."

"뭐라고?"

"지금 찾으려고 한다고요. 그러니까 조용히 해주세요."

서하는 온 신경을 귀에 집중시켰다.
그의 귀에 민병대원들의 숨소리와 심장박동소리가 또렸하게 들려왔다.

그는 그 너머에서 들리는, 지나가던 새의 심장소리, 이 건물 지하에서 냉활하는 개미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서하는 그 모든 소리를 다 무시하고 오로직 하나의 '소리'를 찾기위해 귀를 집중했다.

그리고.

들려왔다.

"찾았다."

서하는 씨익 웃었다.

"정훈씨, 찾았습니다. 여기에서 약 300m 떨어진 오래된 폐건물 지하주차장에 감염자가 있어요."

"ㅁ...뭐? 그걸 어떻게 알았지?"

"바쁘니까 이동하면서 설명하죠."
. . . . . .

서하와 민병대원들은 황급히 감염자가 있을것으로 추정되는 건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뛰면서 박정훈이 물었다.

"그래서? 이 장소를 어떻게 알아낸거지?"

"간단해요. 들었거든요.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다고?.....아하. 그게 너의 능력이군."

"네. 청각'오버리미터'니까요."

오버리미터.

제 1차 정화전쟁후 나타나기 시작한 초능력자들을 칭하는 말이었다.
주로 초능력은 체력, 지구력, 힘등, 보통 인간의 신체능력을 강화하는 촉으로 작용했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자들.
오버리미터.

"그랬군....그래서 아무런 장치도 없이 감염자를 찾을수 있었던 건가."

"예. 물론 너무 먼곳은 못듣...아, 여깁니다."

도착한 건물은 오래전에 버려진 5층규모의 오래된 상가건물. 그곳에 한때 사람들이 살았던 유일한 증거는, 과거에 만들어진, 한때 요란했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낡아버린, 그런 간판들 뿐이었다.

내부로 들어가자 마자 보이는 비상구를 통해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드레드 특유의 탄내가 코를 찌르기 시작했다.

그 냄세를 맡자마자 무섭게 서하의 눈빛이 변했다.

그전까지는 졸린눈에 '자고싶다'의 메시지를 강하게 내뿜는, 그러면서도 어딘가 따뜻한 느낌이 들던, 그런 느낌이었다.
허나 지금 서하의 눈은 마치 인간에게 냉혹한 이 세계를 비추듯이 차가웠다.

마치 어린시절의 그 일을 다시한번 보듯이.
붉은색처럼 폭발적이지도, 검은색처럼 강렬하지도 않은,
고요하면서도 무거운, 그렇지만 그 어느것 보다도 뚜렸한 분노가 서하의 잿빛눈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제 지시에 따라주세요, 정훈씨."

"ㅇ...아...알았다."

지금까지 서하를 믿음직하지 못한 사람으로 보던 박정훈의 눈빛도 달라졌다.

아마도 그의 본능이, 서하의 고요한 변화를 감지했음이 틀림 없었다.
그만큼 서하의 분위기가 돌변했으리라.

"승혜야. 이 주차장에서 감염자가 있을만한곳이 어디있는지 탐색해줘."

"응 알았어. 에.......이 건물 주차장은 꽤 넓어서 시야가 원활하기 때문에 숨을곳은 별로 없지만....구지 고르자면 발전실.....정도일까?"

"어디지?"

"그 비상출구에서 좌측으로 150m지점에 있는걸로...나와있지만 너무 믿지는마. 이 건물도면도 너무 오래되서 정확도가 떨어지니."

서하는 뒷쪽의 민병대원들에게 손짓으로 지시를 내렸다.
그와 대원들은 총을 치켜들고 불을 끈채로 발전실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어둠에서 얼핏본 대원들의 표정에는 두려움이 조금씩 보였다.

발전실에 다다른 일행은 문앞에서 돌입준비를 했다.

그들에 코에는 이곳에 드레드가 있다는 건을 알려주는 탄내가 이제 머리가 아플 정도로 풍겼다.

돌입 준비를 마치자, 민병대원들은 훈련받은대로 문을 부수고 발전실 내부로 진입했다.

발전실 내부는 심하게 회손되어 있었다.

각종 기계들이 부서져 있었고, 모니터와 각종 기구들 또한 명백히 어느 사람, 또는 '어느것'이 분노에 가득 찬체 부수었다는 것은 명백해 보였다.

거친 콘크리트 벽면에도 보기에 섬뜩한, 마치 이 흠집을 낸 사람의 절망감을 대변하듯, 손톱자국이 나있었다.
허나 그 자국을 낸 당사자는 없는듯 했다.

"으아...이건 심한데...."

한 민병대원이 말했다.

그순간 그 대원의 팔이 살점이 떨어지는 소리를 내면서 사라졌다.

그 대원 옆에는, 온몸이 털에 덮인, 게임속에서 나올법한 기괴한 생물체가 서있었다.

그 생물의 눈은 밤바다보다 어두웠고, 그 털은 피보다보다 붉었다.

신이 생물을 만들때 실패작이 나왔다면 이렇게 생겼을까.
가시같은 이빨이 가득한 긴 주둥이에서는 알수없는 기괴한 소리가 나고있었다.
그 생물의 팔은 바닥에 끌릴정도로 길었고, 그 팔 끝에는 한때 그 주인에 붙어있었던 팔이 들려있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름 모를 대원의 섬득한 절규가 방안을 가득 메꾸었다.

"ㅈ...젠장! 발포! 발포! 쏴라!"

대원들의 소총에서 요란한 불꽃과 함께 뜨거운 총알이 음속의 속도로 날아갔다.

"끄러어어어어어엉!!!!!"

괴물은 총알을 맞아서 기괴한 목소리로 울부짖으면서 대원들에게 달려들었다.

"탄창을 비워! 계속 쏴라!"

두개의 총에서 계속해서 총알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는 탄창에 총알이 다 떨어진 그 순간,

민병대원들 사이에서 어떤 그림자가 하나 뛰쳐나가서 괴물에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애쉬컬러드 1화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