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이들은 유치원에,아내는 바느질 수업을 갔다. 몇주만에 오롯이 혼자있는 시간이 낯설다.
부시시한 아침, 급히 서둘러 아이들을 보내고 손에 쥐어준 샌드위치 한조각을 물고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서 급히 나서는 어린 아내의 힘, 바느질을 위한 지난 10여년의 관성이 놀라울 따름이다.
최근들어 지난하고 끈질긴 아내의 노력을 인정하고 심적으로 후원하고 있는데그 마음에는
내가 뱉고 주었던 핀잔과 무시, 모멸감에도 꿋꿋하게 버텨온 아내에 대한 미안하고 짠한 마음과 대견함이 기저에 깔려 있다.
아내는 요즘 아이옷과 집안 곳곳의 홈패션 뿐만 아니라 스스로 옷을 지어 입는 수준에 이르러 10년이래 최고로사기가 충천해 있다.
두고보란 식으로 내게 스스로 생산의 삶을 사는 작가의 반열에 오르겠다는 공언도 서슴없이 한다. 책도내고 유투브도 하고 강의도 하겠다는 포부를 당당히 밝힌다.지켜볼때마다 묘한 웃음이 든다.
아내를 위해 린넨의 재료가 되는 아마를 지난 초봄에 심었다. 오늘 보라색 꽃망울이 한두개 올라 왔는데오후에 오면 같이 보러 가자고 말할 참이다. 아내가 키워서 배를 틀겠다고 말 하지않길 기대해본다.
녹록치 않은 남편을 만나 아이낳고 살면서 지난 세월, 나로인해 조각난 마음들을 천과 천을 이어 붙이듯 홀로 박음질 했을 아내의 시간과 밤이 오늘 미싱질 하듯 내 마음에 와서 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