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무더웠던 어제를 먼 과거로 느끼게 하네요
친구가 보내준 시를 읽어봅니다.
소나기 오기 전
하이안
그때 섬광 사이로
허망한 잔소리를
오래 늘어놓던 하늘은
문득
제 몸이 텅 비어있지 않음을,
땅 위에는
숨을 터뜨리고
키가 자라고
서로 보듬다가 다투기도 하는
생명의 몸짓들이
뭉쳤다가 풀어지며 만들어내는
온갖 소리로 가득 차 있음을,
구름이든 강이든 바람이든
혹은 소문이든 기억이든 눈물이든
어딘가로부터 흘러와서
어딘가로 을러가는 것들의 말은
결코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그 막막한 흘러가는 것들의 소리를,
늙어가던 하늘이 문득
땅 가까이로 내려와
내게 가르켜 준,
소나기 오기 전
한 때